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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왕 1순위였던 김효주(21·롯데)는 지난해 신인상을 놓쳤다. 2개 대회를 남기고 싱겁게 탈락했다. 빈손은 아니었다. 하지만 '천재소녀' 김효주에게 1승은 모자라 보였다. 톱10 9번에 기권도 잦았다.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도중 극심한 피로로 기권했던 김효주는 10월 LPGA 투어 2개 대회에서는 각각 배탈과 장염으로 또 기권했다.
김효주는 2014시즌 4관왕(5승)으로 KLPGA 투어를 평정했다. 이 때문에 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지난해도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여러 번 국내 대회에 나가야 했다. 부담스러운 일정 탓에 초반부터 탈이 났던 것이다. 2015년을 "가장 아쉬웠던 해"라고 정리한 김효주는 새해를 앞두고는 "리우 올림픽에 나가기 위해 초반부터 눈에 불을 켜고 전력질주 하겠다"고 다짐했다. 세계랭킹 포인트가 큰 LPGA 투어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김효주의 '초반 스퍼트'가 개막전부터 적중했다. 1일(한국시간) 바하마 오션클럽 골프코스(파73·6,625야드)에서 끝난 바하마 클래식에서 김효주는 18언더파 274타로 2타 차 우승을 달성했다. 2014년 초청선수로서 우승한 에비앙 챔피언십을 포함해 LPGA 투어 통산 3승. 상금 21만달러를 보탠 김효주는 LPGA 투어 통산 상금 100만달러도 돌파(113만달러)했다.
김효주는 4라운드에서 김세영(23·미래에셋)과 같은 조로 우승을 다퉜다. 디펜딩 챔피언 김세영은 지난해 김효주를 따돌린 신인왕. 김효주로서는 설욕의 기회였다. 선두에 1타 뒤진 공동 3위로 출발한 김효주는 4~6번홀 사이클링 버디(파3·4·5홀 연속 버디) 등으로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12번홀(파3)에서 5m 버디를 잡으며 단독 선두가 됐고 14번홀까지 세 홀 연속 버디로 3타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가장 어려운 16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게 1타 차까지 쫓겼지만 17번홀(파3)에서 2.5m 버디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버디 8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7타를 줄인 이날 평균 297야드를 찍은 김효주의 드라이버 샷 페어웨이 안착률은 100%였다.
루이스는 마지막 홀에서 파에 그쳐 16언더파로 또 준우승했다. 지난해부터 준우승만 일곱 번째다. 공동 2위 김세영은 9번홀(파4) 더블보기가 아쉬웠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