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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수명 80세가 넘어선 지금은 많이 퇴색됐지만 여전히 환갑은 인생에서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새로운 갑자(甲子)의 시작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지난 1956년 병신년에 시작된 우리나라 TV 방송도 사람으로 치자면 올해 환갑을 맞았다.
방송 진화의 역사에서 보듯이 방송 발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화질이다. HD 방송을 도입할 때만 해도 HD 방송을 고화질이라고 불렀지만 전송기술의 발달, 디스플레이의 고화질화에 따라 이제는 초고화질로 불리는 UHD에 관심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해 말 현재의 HD 방송보다 4배 선명하고 섬세한 화면을 제공하는 초고화질 방송을 지상파에 도입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평창올림픽 1년 전인 오는 2017년 2월 수도권부터 지상파 UHD 본방송을 개시하고 2017년 12월부터는 광역시권과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일원에서 지상파 UHD 본방송을 개시해 우리나라의 선진 방송기술과 제작 역량을 전 세계에 선보이도록 할 예정이다.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UHD 방송을 도입하고 2021년까지 전국적으로 지상파 UHD 방송 도입이 완료되도록 해 국민 모두 고품질의 무료 보편 서비스의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시청자들이 지상파 UHD 방송으로 초고화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수도권 본방송 첫해인 2017년에는 UHD 콘텐츠를 5% 이상 편성하도록 권고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7년에는 100% 편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상파 방송사들은 UHD 콘텐츠 제작에만 12년(2016~2027년)간 총 5조9,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아울러 HD 방송을 수신하는 가구와 UHD 방송을 수신하는 가구 간에 차별이 없도록 지상파 UHD 채널과 기존의 HD 채널에서 동일한 프로그램이 동시에 방송되도록 하는 한편 시청자가 편리하게 지상파 UHD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도록 지상파 방송 수신 환경도 개선한다.
가전사들도 UHD 방송 표준이 결정되면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UHD TV 신제품을 본격 출시할 계획이다. 가전사는 소비자에게 더 좋은 품질과 더 넓은 선택 폭의 UHD TV가 제공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표준 결정 여부에 따라 이미 보급된 UHD TV를 통해 지상파 UHD 본방송을 시청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구매자에게 충분히 공지하고 업데이트 지원 등 선제적으로 소비자 권익보호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제조사의 자율적인 조치 노력을 지속적으로 주문할 예정이다.
미국의 한 연구소에 따르면 소비자의 구매 선택시 시각적 요소인 컬러가 좌우하는 비율이 60∼90%라고 할 만큼 현대인들에게 시각적 즐거움의 힘은 가히 절대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초고화질 방송 제작기술이 예를 들어 '정글의 법칙'과 같은 혁신적인 예능 프로그램과 접목될 때 생생한 실감 콘텐츠로 차별화된 가치가 창출되고 이는 방송 콘텐츠 포맷 수출의 확대로 이어지는 등 한류 재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2021년에는 UHD TV 수출 2조원 달성이 전망되는 등 방송기기 산업과 광고 등 연관 산업 확대도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는 2012년 지상파 방송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완료한 바 있다.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 시대를 열어가는 만큼 기대와 역할에 어깨가 무겁지만 불확실성은 변화와 혁신의 좋은 기회라고 믿는다. 업계와 정부가 하나로 뜻을 모으고 시청자의 관심이 더해질 때 우리나라가 UHD 방송 선도국으로 글로벌 미디어 강국으로 도약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