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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폭행으로 사망한 중학생 딸의 사체를 약 1년 동안 자신의 집에서 백골 상태가 될 때까지 방치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 소사경찰서는 3일 폭행치사 혐의 등으로 목사 이모(47)씨와 계모 백모(40)씨를 긴급체포했다. 이씨는 지난해 3월17일 부천 자신의 집에서 여중생인 막내딸 이모(14)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1년가량 시신을 작은 방에 방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 이씨는 현재 부천의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를 맡고 있으며 독일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국내 모 신학대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씨는 지난해 3월17일 가출했다 집으로 돌아온 자신의 딸을 오전7시부터 5시간 동안 가출 이유를 추궁하며 아내와 함께 빗자루로 폭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후 딸에게 잠을 자라 하고 본인들도 다른 방에서 잠을 청한 뒤 같은 날 오후7시께 딸이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고 딸의 사체에 이불을 덮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발견 당시 시신은 완전히 백골화된 상태는 아니었고 약간 밀랍화된 형태였다"며 "참지 못할 정도로 냄새가 심하지 않은 점으로 미뤄 방향제나 향초로 냄새를 감춘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장기미귀가자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숨진 이양은 지난해 3월 중학교에 입학한 직후인 같은 달 12일부터 결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담임교사가 하루이틀 간격으로 아버지에게 전화했지만 아버지는 태연하게 '딸이 가출했다'고 답변했고 이에 학교 측은 이양의 집에 출석독려서를 우편발송했을 뿐 다른 후속조치는 하지 않았다. 출석독려에 응하지 않자 학교 측은 이양에 대해 '정원 외'로 분류했고 이후 1년간 이양의 신병확보 등을 위한 별다른 노력이나 조치를 전혀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부천=장현일기자 hichang@sed.co.kr 이완기기자 kingear@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