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격추시킬 능력이 있을까. 국방부가 4일 대한민국 영공을 침범하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요격 방침을 밝힘에 따라 실현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군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가능성은 반반이다. 주한 미군의 전력을 포함시켜도 결과는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상이 문제다. 북한이 밝힌 위성의 궤도에 따르면 우리 백령도 상공 180㎞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때 요격할 것을 주장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불가능하다. 첫째 국제법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100㎞ 상공을 영공으로 간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고도 180㎞라면 외기권이어서 주권이 미칠 수 없다. 두 번째 설령 반드시 격추해야 한다고 해도 대응할 무기가 없다. 미국 쪽에서 한반도 배치론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를 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있어도 요격이 불가능하다. 요격고도(40~150㎞) 바깥이기 때문이다.
결국 격추할 수 있는 대상은 100㎞ 이하의 고도에서 우리 영공이나 영토에 낙하하는 분리체뿐이다.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적성 국가가 쐈다고 해도 '인공위성'의 잔해를 쏘아 맞힌다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에 통고한 데는 이런 상황에 봉착했을 때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적으로도 장담하기 어렵다. 국방부는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우리 군의 방공무기체계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제시했으나 성능이 충분하지 못하다. 요격고도가 약 15㎞에서 하층 종말 유도만 겨우 가능하다. 이는 대응 수단이 극히 짧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이 목표물 근처로 날아가 폭발해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파편형' 유도미사일이어서 피격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물론 주한 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은 PAC-3형으로 한국군이 보유한 것보다 발전형이고 성능도 뛰어나 유사시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도 이를 확인했다. 더욱이 직접 탄두와 충돌하는 '직격형 유도탄'이어서 명중 시 확실한 피격을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도 한계가 있다. 요격고도가 한국군과 똑같다.
국방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쓸 만한 카드는 오히려 육군보다 해군이 갖고 있다.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보유한 SM-2 대공미사일은 요격고도가 24㎞여서 육군의 패트리엇보다 다소 높은 고도에서 요격에 나설 수 있다. 해상으로 떨어지는 표적이라면 주변의 간섭도 적어 요격에 성공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낙하 물체에 대한 요격 성공 여부가 아니라 그 이후의 문제다. 육군과 해군이 보유한 대공미사일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요격할 수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레 사드 배치가 힘을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개발될 킬체인으로 충분히 북한의 대공 위협을 방어해낼 수 있다던 군도 최근에는 말을 바꾸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어려운 '요격'을 거론하고 강조한 이상 사드 도입 배치론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일본이다. 일본은 실제로 요격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지스함은 요격고도와 사정거리가 사드보다도 긴 SM-3(고도 160㎞ 이상) 미사일을 보유해 마음먹으면 외기권에서 쏘아 맞힐 수 있다. 일각에서 우리도 사드보다 신규 건조 이지스함에 SM-3를 장착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
우선 대상이 문제다. 북한이 밝힌 위성의 궤도에 따르면 우리 백령도 상공 180㎞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때 요격할 것을 주장하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불가능하다. 첫째 국제법에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100㎞ 상공을 영공으로 간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고도 180㎞라면 외기권이어서 주권이 미칠 수 없다. 두 번째 설령 반드시 격추해야 한다고 해도 대응할 무기가 없다. 미국 쪽에서 한반도 배치론이 재점화하는 분위기를 타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있어도 요격이 불가능하다. 요격고도(40~150㎞) 바깥이기 때문이다.
결국 격추할 수 있는 대상은 100㎞ 이하의 고도에서 우리 영공이나 영토에 낙하하는 분리체뿐이다.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적성 국가가 쐈다고 해도 '인공위성'의 잔해를 쏘아 맞힌다면 국제적으로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에 통고한 데는 이런 상황에 봉착했을 때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가 깔렸던 것으로 풀이된다.
기술적으로도 장담하기 어렵다. 국방부는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할 우리 군의 방공무기체계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을 제시했으나 성능이 충분하지 못하다. 요격고도가 약 15㎞에서 하층 종말 유도만 겨우 가능하다. 이는 대응 수단이 극히 짧다는 뜻이기도 하다. 더욱이 목표물 근처로 날아가 폭발해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파편형' 유도미사일이어서 피격 효과가 반감될 수도 있다.
물론 주한 미군이 보유한 패트리엇은 PAC-3형으로 한국군이 보유한 것보다 발전형이고 성능도 뛰어나 유사시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도 이를 확인했다. 더욱이 직접 탄두와 충돌하는 '직격형 유도탄'이어서 명중 시 확실한 피격을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도 한계가 있다. 요격고도가 한국군과 똑같다.
국방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쓸 만한 카드는 오히려 육군보다 해군이 갖고 있다.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보유한 SM-2 대공미사일은 요격고도가 24㎞여서 육군의 패트리엇보다 다소 높은 고도에서 요격에 나설 수 있다. 해상으로 떨어지는 표적이라면 주변의 간섭도 적어 요격에 성공할 확률도 높아질 수 있다.
정작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낙하 물체에 대한 요격 성공 여부가 아니라 그 이후의 문제다. 육군과 해군이 보유한 대공미사일이 북한의 장거리 로켓을 요격할 수 없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레 사드 배치가 힘을 받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개발될 킬체인으로 충분히 북한의 대공 위협을 방어해낼 수 있다던 군도 최근에는 말을 바꾸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어려운 '요격'을 거론하고 강조한 이상 사드 도입 배치론도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 관심을 가져야 할 대목은 일본이다. 일본은 실제로 요격할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이지스함은 요격고도와 사정거리가 사드보다도 긴 SM-3(고도 160㎞ 이상) 미사일을 보유해 마음먹으면 외기권에서 쏘아 맞힐 수 있다. 일각에서 우리도 사드보다 신규 건조 이지스함에 SM-3를 장착하는 방안을 거론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