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만류에도 北, 장거리 미사일 발사 나설 채비

내부는 체제 결속, 외부에는 '평화적 목적 위성' 주장
김정은 노동당 중앙위·인민군위원회 "인민군 절대복종" 지시
사드 비난하며 중·러와 미국 분열 시도도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실행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고 있다. 내부를 향해서는 체제 결속을 다지면서 국제사회에는 ‘평화적인 목적의 위성’이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면서 정당성을 내세우는 모습이다. 한 정부 당국자는 과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예고 며칠 뒤 발사를 감행한 2009년과 2012년 사례를 근거로 “날씨만 좋으면 언제든 발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지난 2~3일 평양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인민군위원회의 연합회의·확대회의를 주재하면서 군(軍)을 향한 절대복종을 지시했다.

김 제1위원장은 “전군에 최고사령관의 명령 일하에 하나같이 움직이는 혁명적 군풍을 세워야 한다”며 “인민 군대는 오직 최고사령관(김정은)이 가리키는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오는 5월 예정된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언급하면서 “우리 인민에게 안겨줄 승리의 월계관을 마련하기 위하여 모두 다 총돌격, 총매진해 나아가자”고도 말했다.


이에 대해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연구전략실장은 “노동당 대회와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체제 결속을 꾀하고 당과 군대의 정신무장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국제해사기구 등에 ‘위성발사’ 계획을 통보한 직후인 지난 3일 평양에 주재하는 각국 외교관과 국제기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과학기술전당을 공개했다. 북한의 과학기술 성과를 보여주는 전시물과 과거 북한이 발사한 로켓 모형들도 전시돼 있는 이 곳의 공개는 국제사회에 이번 발사체가 ‘위성’이라는 기존 주장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계기로 본격화된 한·미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움직임에 대해 비난하면서 중국·러시아와 미국을 분열시키려는 모습도 드러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세계 패권을 노린 노골적인 기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남조선에 대한 사드 배비(배치)는 남조선을 침략의 전초기지로 전락시켜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전략적 패권을 틀어쥐고 절대적 우세로 지역 대국들을 제압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전략의 산물”이라고 주장했다. /박경훈기자 socoo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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