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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4년 뒤 설날에는 온 가족이 모여앉아 흘러간 드라마의 재방송이나 따분한 특집 TV쇼를 보는 모습은 사라진다. 경제적으로 큰 부유층이 아니더라도 진화한 TV를 통해 따끈한 최신 개봉 영화, 놓쳤던 오락 프로그램을 원하는 때 바로 찾아볼 수 있게 된다. 영상을 보는 동시에 가족들이 외식할 맛집을 검색하거나 온라인 쇼핑몰을 찾아 설날 세뱃돈을 바로 써버리는 일도 가능해진다. 모두 스마트TV가 바꿔놓을 일상의 풍경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오는 2019년 북미 가정의 57%는 스마트TV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지난해 말 50%를 넘겼고 4년 뒤에는 63%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프랑스·독일·영국도 스마트TV 보급률이 50%를 넘길 것으로 관측되며 중국 역시 46%에 도달한다고 IHS는 전망했다.
TV 제조사들은 정체된 TV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기 위해 스마트TV 보급 확산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소니 같은 기업은 일부 중저가 모델을 제외한 최신 제품에 스마트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한다. 하이센스·스카이워스·TCL·샤오미 같은 중국 기업들도 스마트TV 모델을 늘리는 추세다. 인터넷 회사인 구글·알리바바·러스왕·로쿠 등도 스마트TV를 직접 만드는 대신 일반 TV에 꽂아 스마트 기능을 더해주는 기기(구글 크롬캐스트)나 운영체제(OS)를 만들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업들은 스마트TV를 대세로 자리 잡도록 만들기 위해 소비자들을 끌어당길 킬러 콘텐츠 확보에도 열 올리고 있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보급에 불을 댕겼던 '카카오톡' 같은 콘텐츠를 스마트TV 시장에서도 탄생시킨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LG전자는 인터넷 동영상 제공업체인 '넷플릭스'와 손잡고 스마트TV용 콘텐츠를 적극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별도의 게임기 없이 스마트TV에서 바로 내려받아 즐길 수 있는 게임의 종류도 올해 100여개까지 늘리기로 했다. LG전자는 구글과 손잡고 스마트TV용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앱)인 '구글 플레이 무비&TV'를 출시했다.
또 삼성전자는 집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소에 위치한 스마트TV의 역할을 스마트홈 허브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출시하는 TV 전 제품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가전기기들을 원격 조종하는 스마트홈 핵심 기기로 바꿔 소비자들이 스마트TV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이처럼 스마트TV 보급률이 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TV 시청 방식은 변화하지 않으면서 일각에서는 스마트TV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나온다. 미국 조사기관 NPD를 포함해 국내외 여러 기관들이 분석한 결과 스마트TV 기능 중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인터넷 동영상서비스(OTT) 정도였고 검색·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게임·전자책 등은 활용도가 미미한 형편이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