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0% "초중고 교육성적표 '미' 수준"… 대입 전형, 수능 가장 많이 반영되길 원해

■ 교육개발원 2015 교육여론조사



바뀌어야 할 교육방식으론 초·중은 맞춤형 상담·지도

고교는 수업 질 개선 꼽아

대입 비교과 선발 증가따라 "수능이 차라리 더 공정" 늘어

방과후 학교보다 EBS연계가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적

누리과정 선별지원 의견 높아


우리 국민 절반 이상이 현재 초중고 교육 전반에 대해 '수우미양가' 가운데 '미'라고 평가했다. 또 현재 대입에서 수시전형 비중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높게 나오는 등 현재 교육정책과 상반되는 의견이 많아 눈길을 끈다. 누리 과정(만 3~5세 무상보육)과 관련해서는 현재와 같이 전 계층에 지원하기보다는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2015 교육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초중고 교육 전반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전체 응답자(2,000명)의 50.6%가 '미(보통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양(못하고 있다)'이라고 답한 사람도 27.3%에 달했고 '가(전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 사람도 7.5%나 됐다. 반면 '우(잘하고 있다)'라고 답한 사람은 14.3%, '수(매우 잘하고 있다)'라고 말한 사람은 0.5%에 불과해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응답자들은 초·중학교가 수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을 위한 맞춤형 상담과 학생지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고등학교와 관련해서는 '수업내용과 방법의 질 개선'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교사에 대한 불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능력과 자질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50.6%가 '보통'이라고 답했다.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28.2%에 달한 반면 '신뢰한다'고 말한 사람은 23.6%로 이보다 적었다. 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으로는 초등학교의 경우 '생활지도 능력'을 가장 많이 꼽았다. 또 중학교 교사에게는 '학습지도 능력', 고등학교 교사에게는 '진로지도 능력'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현재보다 중시해야 할 교과로는 초등학교는 사회(역사·도덕 포함), 중·고등학교는 한국사를 꼽았다. 초등학교 교육과 관련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20.7%가 사회를 꼽았고 이어 한국사(17.7%), 체육(14%), 국어(1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학교에서는 한국사(29.4%), 사회(19.6%), 영어(10.4%)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고등학교에서는 한국사(28.3%), 영어(15.4%), 사회(14.4%) 등의 순이었다.

현재보다 강화해야 할 교육내용과 관련해서는 초·중학교에서는 인성(예절)교육, 고등학교에서는 진로교육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학생들의 인성·도덕성 수준이 대체로 낮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도덕성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51.5%가 '낮다'고 답했다. '보통이다'(40.7%) 혹은 '높다'(7.9%)라고 답한 사람은 이보다 현저히 적었다. 학교 폭력과 관련해서도 '과거에 비해 완화되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12%에 불과한 반면 '그렇지 못하다'고 답한 사람이 60.5%에 달했다. 학교 폭력의 원인과 관련해서는 '가정교육의 부재'(36.7%), '대중매체의 폭력성'(19.2%), '성적 위주의 입시경쟁 풍토'(17.5%) 등을 꼽았다. 초중고 학생들의 정보통신(IT)기기와 소프트웨어 사용에 대해서도 '중독성이 높다'는 의견이 전체의 85.7%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았다. 특히 중학생에 대해서는 IT관련 기기 중독성이 '매우 높다'는 의견이 43.5%에 달했다.

대학입학전형에서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할 과목으로는 '대학수학능력시험'(25.2%)을 꼽았다. 이어 '인성과 봉사활동'(24%), '특기·적성'(22.7%), '고교 내신성적'(21.8%) 등의 순이었다. 이는 최근 대입에서 수시 비중이 높아지고 수능 영어과목이 절대평가로 바뀌는 등 수능이 자격시험으로 변화하는 추세와는 상반되는 견해이다. 또 지난 2014년 교육여론조사 당시에는 '특기·적성'을 가장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답한 것과도 다른 결과이다.

이병훈 교육연구소장은 이와 관련, "학생부종합전형 등을 통해 성적과는 다른 지표에서 학생들을 선발하는 대학이 늘면서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의문이 많아졌다"며 "국민들 입장에서는 차라리 수능 점수를 통해 선발하는 것이 더 공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가장 높은 정책과 관련해서는 EBS 수능연계(22.9%)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는 2011~2013년 조사 당시 '방과후 학교운영'이 가장 효과적이었다는 답변과 다른 결과이다. 이에 따라 'EBS 수능연계 정책이 계속 유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전체의 63.3%로 높게 나타났다.

최근 '보육대란'이 불거지면서 사회적 논란이 된 누리과정과 관련해서는 '선별적 복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바람직한 영·유아 지원방식과 관련해 응답자의 37.2%가 '소득수준별 차등지원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반면 '전 연령 모두 계층 구분 없이 똑같이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한 사람은 29%에 그쳤다. 반면 초중고 무상급식의 지원 범위에 대해서는 '생활 수준에 관계없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육 현안과 정책에 대해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1999년부터 1~2년 주기로 '교육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7~8월 전국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이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표집오차 ±2.19%포인트다. /강동효기자 kdhy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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