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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가 이란에 올해 6만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조치 해제에 따라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란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고 저유가 여파로 침체를 이어가고 있는 중동 시장에서 새로운 판로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12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이란 진출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올해 현대차와 기아차는 이란에 총 6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경제제재 등의 여파로) 이란 현지 승용차종이 노후화되면서 자동차 수요가 꽤 될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뿐만 아니라 반조립제품(CKD) 등을 가져와 조립 생산하는 물량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사무소가 활발히 활동해 승용차뿐만 아니라 상용차도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란 자동차 시장은 경제제재 전인 지난 2011년만 하더라도 연 170만대 규모로 국내와 비슷한 규모였다. 하지만 경제제재 이후 급격히 위축돼 2013년 79만대를 기록했고 2014년 109만대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산 자동차의 이란 수출 규모 역시 2010년 2만2,818대로 정점을 찍은 후 경제제재 여파로 2012년 589대로 급감했다. 이후 지난해 7월 이란 핵협상이 타결된 후 영업을 재개해 4년 만에 1만대(1만1,701대) 수준을 회복했다.
업계는 교역 정상화 및 경제회복이 본격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예전 내수 규모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의 원유 확인매장량은 세계 4위이며 천연가스 매장량은 러시아와 1·2위를 다투는 자원 대국인데다 인구 8,000만명 가운데 70% 이상이 30대 미만이라는 점에서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의 이란 시장 공략은 유가 급락에 따른 중동 지역 자동차 수출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수출 다변화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대차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이스라엘, 요르단 등 중동 15개국에 엑센트, 아반떼(엘란트라), 쏘나타, 제네시스, 투싼, 싼타페 등 18개 차종을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란 지역에 대한 수출 확대는 중동 지역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