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각에서 두 번째 한국계 입양인 출신 장관이 탄생했다. 11일(현지시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1년가량 앞두고 단행한 부분개각에서 한국계 입양인인 장뱅상 플라세(47·사진) 상원의원이 국가개혁장관에 임명됐다. 유럽생태녹색당(EELV) 상원 원내대표를 지낸 플라세 신임 장관은 정부 조직을 단순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책무를 맡게 됐다.


플라세 장관은 이날 퇴진한 플뢰르 펠르랭(한국명 김종숙) 문화장관에 이어 프랑스 장관직에 오른 두 번째 한국계 입양인이 됐다. 지난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뒤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지낸 그는 1975년 프랑스에 입양됐다. 이후 4남매를 둔 양부모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프랑스인으로 큰 그는 역사책을 읽으면서 정치인이 되는 꿈을 키웠다. 나폴레옹을 존경한다는 그는 지난해 5월 펴낸 자서전에서 "25살 때 나는 40살 이전에 국회의원이 되는 꿈을 꿨다. 이런 인생 계획을 화장실 벽에도 걸어뒀다"고 적었다. 1993년 의원 보좌관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2011년 43세에 상원의원에 당선돼 어릴 적 꿈을 실현했다.

양부모가 한국을 잊지 않도록 한국어를 배우라고 권했으나 자신을 한국에 다시 보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거절했다는 것이 그의 회고다.

자신을 버린 모국을 한동안 외면했던 플라세 장관은 상원의원에 당선되고 딸이 태어난 뒤에야 한국과 화해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아 박근혜 대통령도 만났다. 2014년에는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의 제의로 딸에게 한복을 입혀 돌사진을 찍기도 했다.

한편 2012년 5월 올랑드 대통령 당선 직후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을 맡으면서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내각에 입성했던 펠르랭 장관은 3년 반 만에 물러났다. 통상국무장관을 거쳐 지난 2014년 8월 문화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텃세와 견제 등에 밀려 적지 않은 잡음을 내다가 이번에 결국 대통령 보좌관인 오드레 아줄레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물러났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