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서도 버티는 음식료주] 우울한 증시 속 빛나는 독주… 음식료주 중 할랄 제품 주목을

지난해 업종 수익률 36% 이어 올해도 신고가 행진
할랄 제품 음식료시장 2019년 2조5,360억弗 예상
'친환경' 부각… 할랄 인증받은 농심·풀무원 등 눈길



올 들어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폭락장의 여파가 대형주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1일을 기준으로 올해 들어 삼성전자(-10.31%)와 현대차(-12.08%), SK하이닉스(-11.70%), 기아차(-17.21%), LG화학(-14.86%) 등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의 주가는 두 자리 수 단위로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시름을 깊게 만들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신한지주 등의 주가도 크게 떨어져 대형주의 폭락은 업종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우울한 증시 환경에서 음식료 업종의 독주는 단연 눈에 띈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코스닥 음식료·담배 업종지수는 9.15% 상승해 전체 업종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음식료·담배 업종 외에 상승한 업종은 제약(7.17%)과 의료·정밀기기(2.27%)에 불과했다. 실제 새해 들어 하이트진로와 롯데제과, 농심 등 대형 음식료주부터 한국맥널티 같은 소형주까지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음식료주는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음식료 업종은 이미 지난해에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바로투자증권에 따르면 음식료 업종의 지난해 수익률은 36.2%로 의약품(88.1%)과 화학업종(44.7%)에 이어 3번째로 높았다. 정희진 바로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음식료업종의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대비 33.8%포인트, 코스닥지수 대비 10.5%포인트 높은 성과를 시현했다"며 "올해는 음식료 업종 중에서도 사업안정성과 성장성을 모두 겸비하고 꾸준하게 유효수요가 나타나는 종목 위주의 선별 투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음식료주 중에서도 특히 주목할만한 기업으로 할랄 제품과 관계된 종목을 제시하고 있다. '할랄'이란 '허용된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로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는 모든 식품·제품을 뜻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할랄 제품 산업의 규모는 지난 2013년 기준 2조10억달러에서 오는 2019년에는 3조7,35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음식료 부문이 할랄 제품 중 가장 크게 성장해 같은 기간 1조2,920억달러에서 2조5,360억달러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슬림은 전 세계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다 연령층도 젊어 향후 구매력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특히 무슬림이 많은 중동과 동남아시아는 소비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할랄 제품 시장은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할랄 제품으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돼지고기와 알코올을 사용하지 않으며 가공·포장·보관·운송 등 전 과정에서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 현재 농심은 '신라면' 등 10여종 제품에 대해 풀무원은 '오징어 먹물 짜장' 등 3종에 대해 할랄 제품 인증을 받은 상태다. 사조산업과 신세계푸드, CJ제일제당, 롯데칠성, 오리온 등도 할랄 인증을 받은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할랄 식품에 대한 내수 수요도 주목해야 한다. 할랄 식품은 최근 일종의 친환경적인 건강상품으로 인식되면서 국내에서도 각광 받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할랄 제품은 무슬림이 사용하기에도 부족하다는 점에서 높은 성장성을 담보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친환경제품으로 인식되면서 종교와 상관없이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며 "할랄 제품에 대한 국내 관심이 확대될 수 있는데다 강점을 가지고 있는 식자재의 수출까지 고려한다면 음식료 업종의 성장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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