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STORY] 박성표 대한토지신탁 대표, 30년 국토부 경험 살려… 뉴스테이·AMC 업계 1위로 키워야죠

토지·교통 등 국토부 업무 두루 섭렵

박성표 대한토지신탁 대표9
박성표 대한토지신탁 대표3


퇴임 후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거치며 부동산·금융분야 풍부한 경험 쌓아

직접 발로 뛰며 수주영업 나서는 등 '관' 이미지 벗고 빠른 적응력 보여

다른 신탁사보다 정보습득서 우위

올 리츠본부 신설 등 대대적 조직개편… 도시정비·뉴스테이 강화로 도약 노려




그를 보면 '성실'이라는 두 글자가 떠오른다. 학창 시절에는 학업에 열중하고 품행이 단정한 모범생으로, 공무원 시절에는 꾀를 부리거나 한눈파는 법을 모르는 성실한 직장인으로 살았다. 실제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보고 있노라면 '일탈'이라는 단어는 도무지 찾아보기 힘들다. 사천에서 공군 장교로 복무하던 시절 위수 지역을 벗어나 서울에 다녀온 것이 그가 손꼽는 일탈 가운데 하나일 정도다. 학창 시절에는 그 흔한 별명조차 없었다고 한다. 바로 박성표(64·사진) 대한토지신탁 대표의 이야기다. 박 대표는 30여년간을 국토교통부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주택·건설·해외·교통 분야의 정책을 두루 경험했다. 이제는 부동산 금융회사에서 그간 자신이 쌓은 경험과 역량을 접목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도책을 보며 더 큰 세상을 품었던 시골 소년=그에게 어렸을 적 취미를 물으니 '지도책 보기'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박 대표는 경상남도 밀양의 산골 출신이라 어렸을 때 늘 도시를 동경하며 살았다. 그가 지도책에 열중했던 것은 지도책을 통해서는 당시 그가 살았던 좁은 시골이 아닌 더 넓은 세상을 상상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지도책을 보며 품었던 더 큰 세상을 향한 동경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 박 대표는 하나씩 단계를 밟아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면서 자신의 시야를 넓혀갔다.

어린 시절 산골에서 지게를 지고 나무를 하러 다녔던 그는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읍내로 나가 처음으로 하숙 생활을 시작했다. 중학교 때는 공부를 곧 잘해 고등학교는 부산의 명문인 경남고로 진학했으며 이후 서울대 지리학과에 들어갔다.

박 대표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그에게는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대부분이 1년 미만의 단기 과정이었다. 오래도록 해외에서 머물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싶었던 박 대표는 사회과학도에게는 쉽지 않은 이공계를 선택했다. 다행히 입학시험을 통과한 박 대표는 네덜란드 바헤닝언대에서 2년간 네덜란드 정부 장학금을 받고 공부하면서 이학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30대 초반을 유럽에서 보낸 경험은 이후 박 대표가 국토부 공무원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신이 지구를 창조하고 네덜란드인들이 네덜란드를 만들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네덜란드는 국토 관리가 뛰어난 국가"라며 "국토부 초년병 시절에 네덜란드에서 배운 토지 평가, 수자원 관리, 토양학 등의 학문이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30년간의 국토부 공무원 생활, 이제는 부동산 금융인=자신이 살아온 익숙한 공간을 벗어나 새롭고 낯선 세상으로 계속 나아간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박 대표처럼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때마다 이를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 같은 박 대표의 성격은 그가 걸어온 이력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박 대표는 1975년 제17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2005년 국토부 기획관리실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0여년간 국토부 공무원으로 살았다. 사무관 시절에는 국토계획국·토지국·주택국을 거쳤으며 서기관 시절에는 주택기금과장·해외건설과장·토지이용기획과장·고속철도과장을 맡기도 했다. 또 대전국토청장·부산국토청장·신공항건설기획단장·부산항공청장 등을 거치면서 어느 특정 분야가 아닌 토지·교통·도시계획 등 국토부 내에서 할 수 있는 업무를 두루 섭렵했다. 이처럼 박 대표는 학창 시절을 제외한 인생의 대부분을 국토부 공무원으로 살았다.

하지만 퇴임 후에는 주로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면서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토신을 맡기 전 박 대표는 주택도시보증공사(옛 대한주택보증) 대표이사와 코람코자산신탁 경영자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민간으로 내려온 후 흔히 말하는 '관'의 이미지를 벗은 점이다. 자신을 낮추면서 직접 발로 뛰는 수주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 한 예다. 그는 최근 대토신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사업지를 선정하기에 앞서 꼭 한 번은 현장을 둘러본다고 한다.

부동산과 금융을 넘나드는 경험은 대토신의 비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정부가 추진하는 부동산 정책과 산업에서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신탁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를 모두 거친 박 대표의 존재가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아무래도 오랫동안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다른 신탁사에 비해 정보습득에서 비교우위에 있다"며 "실제 도시정비사업과 뉴스테이를 준비하기 위해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전문가를 초청해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교육을 실시하는 등 다른 신탁사에 비해 한발 빨리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시정비와 뉴스테이 양 날개로 비상 준비하는 대토신=대토신은 올해 1월1일부로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핵심은 '도시정비'와 '뉴스테이'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2개 팀, 총 8명으로 운영했던 리츠사업부의 경우 리츠본부를 신설하고 3개 팀, 총 13명으로 조직과 인원을 확대했다. 정비사업부는 기존 도시사업 1개 팀 6명에서 도시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도시사업 4개 팀, 총 22명으로 키웠다. 이를 통해 뉴스테이는 민간제안,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모형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며 정비사업도 올해 안에 시범사업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뉴스테이의 경우 대토신은 이미 지난해 수원 권선구 오목천동 뉴스테이(2,400가구)를 한화건설과 함께 민간제안으로 신청해 영업인가를 받았으며 LH의 1차 공모(김포 한강 뉴스테이 1,770가구)와 2차 공모(화성 동탄 뉴스테이 612가구)에도 참여해 영업인가를 받는 등 약 5,000여가구를 수주해 신탁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최근에 진행된 LH 4차 공모에도 김포 한강과 인천 서창 두 개 지역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외에 화성 반월, 김포 풍무, 화성 기산지구 등에서도 뉴스테이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올 한 해 동안 7,000가구가 넘는 뉴스테이사업 인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다양한 형태의 뉴스테이사업 수주뿐 아니라 오피스·호텔·물류창고 등 부동산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리츠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 뉴스테이 및 자산관리회사(AMC) 업계 1위가 목표"라고 밝혔다.

뉴스테이와 관련해서는 단순 AMC 역할뿐만 아니라 지분투자도 함께할 방침이다. 주주로서 배당 수익과 청산 시 자본이득(capital gain)까지 얻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미 대토신은 지난해 LH 2차 공모 때 참여한 화성 동탄 사업지에서 10% 지분투자를 했다. 올해는 LH 4차 공모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천 서창2와 김포 한강에서도 지분투자에 나서는 등 앞으로도 10% 수준에서 지분투자를 계속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정부의 뉴스테이 정책이 장기적으로 리츠 공모 상장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주택도시기금이 중산층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재원이 한정돼 있다"며 "주택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이동이 완료되면 기금을 대신할 투자자가 필요하게 될 것이고 결국 상장 및 유동화의 새로운 시장이 도래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사진=권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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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2년 경남 밀양 △경남고 △서울대 지리학과 △네덜란드 바헤닝언대 대학원 △행정고시 17회 △주사우디아라비아대사관 건설관 △미국링컨토지정책연구소 연구원 △국토교통부 부산국토청장·신공항건설기획단장·부산항공청장·토지국장·건설경제국장·기획관리실장 △주택도시보증공사 대표 △코람코자산신탁 경영자문위원 △대한토지신탁 대표











도시정비사업 등 공격 영업… 올 수주 1000억 달성할 것


■대토신 올해 목표는

고병기 기자 staytomorrow@sed.co.kr




"올해 수주목표를 1,000억원으로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초 처음 취임해서는 부실 사업장을 회수하고 소송 문제를 해결하는 등 내실을 기하는 데 중점을 뒀지만 올해부터는 보다 공격적으로 수주영업에 나설 계획입니다."

박성표 대한토지신탁 대표는 올해 경영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그가 밝힌 수주목표 금액 1,000억원은 지난해 수주액 705억원보다 40%나 많은 수치다. 대토신은 이미 지난해에도 전년도(447억원)에 비해 60% 가까이 증가한 수주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신탁업계가 사상 최대치의 수주실적을 달성하는 등 전체적으로 시장이 좋았던 점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시장 상황에 개의치 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뉴스테이와 도시정비사업을 중심으로 보다 공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뉴스테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오는 3월부터는 신탁사들도 도시정비사업의 단독 시행자로 참여가 가능해지는 등 신탁사의 수익원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맞춰 대토신은 장기적으로 한 해 전체 수주액의 80~90%를 차지하는 개발 신탁의 비중을 줄이고 도시정비와 뉴스테이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그는 "앞으로 도시정비와 뉴스테이 수주비중을 50%까지 끌어올려 개발 신탁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져가겠다"고 밝혔다.

올해는 수주뿐만 아니라 순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까지는 부실 사업장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으나 올해는 이 같은 요인들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박 대표 취임 전인 2013년 246억원에 그쳤던 수주액이 2014년에는 447억원, 2015년에는 705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했기 때문에 올해부터 서서히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차입형 개발 신탁을 하게 되면 기성 공정에 따라 신탁 보수를 받게 되는데 지난해까지는 과거의 수주부진이 실적부진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올해는 그동안 수주한 사업장들의 성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소송 문제도 해결됐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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