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초기에 입안된 작전명 ‘니트로 제우스’ 계획을 보도하고 이 같은 내용이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출품된 다큐멘터리 ‘제로 데이즈’에 담겼다고 전했다. 이 계획은 협상 실패로 미국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어하지 못하고 나아가 무력 충돌로 치닫는 상황을 가정해 만들어졌다. 이란에 대해 전면전이 아닌 사이버전으로 대응하는 개념이다. 이란의 방공망, 통신망, 핵심 전력망을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총공세에 나섰을 경우 미군과 정보요원 수천 명이 투입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지난해 이란 핵협정이 체결되면서 적어도 단기간에는 이 계획을 실행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NYT는 미 국방부가 북한의 남한 공격, 남아시아에서의 핵 확산, 남미나 아프리카에서의 무장폭동 등 발생 가능한 한 여러 가지 형태의 분쟁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우고 몇 년에 한 번씩 이를 보완하지만 ‘니트로 제우스’만큼 시급성을 갖고 짜여진 것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울러 국방부의 이 계획과는 별개로 미 정보당국은 좀 더 범위를 좁혀 이란의 포르도 우라늄 농축시설을 사이버 공격하는 계획이 있었다고 전했다. 산악지대 깊숙이 위치한 포르도는 가장 공격하기 까다로운 시설로 꼽혀 왔다. 이 계획은 포르도의 전산망을 ‘태워버릴’ 목적으로 이곳에 ‘컴퓨터 웜(computer worm)’을 주입시켜 원심분리 능력을 파괴하거나 지연시키는 게 목적이다. NYT는 이 같은 2건의 비밀 계획은 ‘오바마 정부’가 얼마나 이란과의 핵협상 실패 가능성을 우려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