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차일드 中자본 26억弗 인수제안 거절

정부 불허 가능성 이유로 퇴짜
美 경쟁사에 인수 확률 높아져

중국 자본의 미국 반도체 업체 페어차일드세미컨덕터 인수가 무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페어차일드는 중국 차이나리소시스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와 후아캐피털매니지먼트의 인수제안을 거절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지난해 12월 26억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페어차일드에 제시했다. 페어차일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 인수거절의 이유로 외국인투자심의회의 미승인 위험을 들었다. 정부 당국의 불허 가능성을 이유로 중국 자본에 퇴짜를 놓은 것이다. 중국 자본이 인수후보에서 탈락함에 따라 미국 내 경쟁사인 온(ON)세미컨덕터가 유력한 인수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온세미컨덕터는 지난해 11월 페어차일드에 24억달러 규모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페어차일드의 중국 자본 거절은 중국화공(CNCC)의 스위스 종자업체 신젠타 인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젠타는 미국에도 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인수를 위해서는 미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CNCC는 최근 신젠타를 중국 기업의 해외 인수합병(M&A) 금액 가운데 최고액인 44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FT는 "CNOC가 미국 국가안보 침해를 우려하는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회는 지난달 네덜란드 다국적기업 필립스가 전구사업 부문을 중국 기업에 매각하려는 계획을 저지한 바 있다. 뉴욕의 한 M&A 전문가는 "중국은 외국 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지만 미국은 M&A 승인을 얻기 쉬운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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