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역사 교사 18명이 제2차 세계대전 중 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경험한 이스라엘로부터 독일의 사과를 받아내고 독일과 함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까지의 역사적 과정을 전수 받았다.
한국 교사들은 1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추모관에서 한국과 일본 간 ‘사죄’를 주제로 4시간 가까이 진행된 세미나에서 이스라엘 전문 박사와 연구원들이 지금까지 쌓아 온 노하우를 직접 듣는 기회를 가졌다.
이스라엘 외교정책 전문 연구원인 알론 레브코위츠 베긴-사다트 전략연구소 박사는 “1980년대 중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가족 뿌리찾기 교육과 이스라엘 지도자, 학자들의 현명한 판단 덕에 이스라엘은 매년 독일로부터 사과를 받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역사 기록은 학자나 정부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학생들도 동참해야할 부분”이라며 “이스라엘 중학생들의 경우 할아버지·할머니 세대로부터 유대인 가족 뿌리를 배우고 어릴적부터 홀로코스트 경험담들을 머릿속에 주워 담는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수집된 기록들은 이스라엘 각 학교와 야드 바셈, 가정사에 축적돼 하나의 역사적 기록물로 남게 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이중국적 인정 정책도 독일의 사과를 이끄는 데 한 몫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스라엘은 현재 자국민의 이중국적을 인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과 미주 국적을 유지한 홀로코스트 피해자들이 해당 국가에서 목소리를 높인 것도 독일이 반성하게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한 유대인 연구원은 말했다.
야드 바셈은 지금도 전 세계에 지금도 홀로코스트 직·간접 피해자 30만여 명이 살아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 상지초등학교 임경희(54·여) 교사는 “독일이 역사적 증거에 몰려 학살을 인정하게 된 과정이 흥미롭다”며 “더 나아가 우리도 베트남 전쟁 때 벌인 일을 사과하고 일본이 이를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토론회 중 한 한국 교사가 “야드 바셈측이 일본인들도 교육해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자 한 야드 바셈의 한 연구원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