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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시온, 마키메 마나부 등 현대 일본 문단을 선도하는 걸출한 작가들을 배출한 '보일드에그즈 신인상'이 발굴한 도쿠나가 케이의 두번째 작품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가 한국 독자를 찾았다. 깐깐하기로 소문난 보일드에그즈 사단이 선택한 차세대 스토리텔러인 도쿠나가 케이의 이번 작품은 허름한 상점가의 특별할 것 없는 주류 판매점을 배경으로 일상 속에서 만나는 작은 기적과 감동을 담고 있다.
소설의 배경은 일본 지방의 한 소도시로 허름한 상점가 맨 끝에 위치한 가타기리 주류점. 유리문에는 '무엇이든 배달합니다'라는 벽보가 붙어있고, 가게 안쪽을 들여다 보면 '곤란할 때 믿고 찾는 참마음 배달'이라는 표어도 걸려있다. 어쩐지 주류판매보다 부업인 배달 일이 더 많은 눈치다. 무뚝뚝한 표정에 검은 양복 차림, 오늘도 가타기리 사장은 배달에 나선다. "나의 여신, 내 사랑 그녀에게 전해주세요. 직접요!"(아이돌 극성팬), "이 편지를 스무 살의 나에게 배달해주세요."(열세 살 여학생), "야스이 과장 그 인간에게 내 '악의'를 전하고 싶어요!"(짐짝 취급받는 회사원) 등 가타기리 주류점의 배달 이야기가 뭉클 시큰한 감동을 준다. 1만3,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