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배당주펀드로 돈 몰린다

올들어 변동성 장세 지속에 안정적 투자처 관심 높아져
펀드 유입액 중 77.6% 차지
연초후 수익률 -2%로 선방


올 들어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주와 배당주에 투자하는 펀드로 자금이 쏠리고 있다.

연말 배당 시즌이 끝난 후 연초에 배당주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예년과 다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대내외 변수가 연이어 터지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이 크지 않은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펀드평가사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1,392개의 국내 주식형 펀드(인덱스·상장지수펀드 제외)에 유입된 6,306억원 중 배당주 펀드에 2,775억원, 일반 대형주 펀드에 2,116억원 등 총 4,892억원이 몰려 전체 유입금액의 77.6%를 차지했다.


자금유입 상위권을 차지한 개별 펀드들도 배당주와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았다. 올 들어 가장 많은 돈이 몰린 펀드는 '신영밸류고배당[자](주식)C형'으로 연초 이후 1,529억원이 유입됐다. 배당주 펀드 유입액의 절반 이상이 이 펀드에 집중된 셈이다. 이어 대표적인 대형주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1(주식)(A)'가 1,070억원을 끌어모았고 '베어링고배당플러스(주식)F(488억원)' '맥쿼리뉴그로쓰[자]1(주식)C-A(361억원)'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자](주혼)C-A(328억원)' 순으로 자금유입이 많았다. 자금 유입 상위 5개 펀드 중 '맥쿼리뉴그로쓰펀드'만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상품일 뿐 나머지는 모두 배당주와 대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통상 연말 배당 시즌이 끝난 뒤 연초에는 상대적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떨어져 배당주와 대형주로 몰렸던 자금이 빠져나가 중소형주로 몰리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른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올 들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비교적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는 분위기가 반영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블랙홀'처럼 자금을 끌어모은 중소형주와 헬스케어 펀드로의 자금유입 강도는 떨어졌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는 연초 이후 총 1,221억원이 유입되는 데 그쳤다. 헬스케어 펀드가 포함된 섹터 펀드에서는 오히려 91억원이 빠져나갔다. 헬스케어 펀드 중 지난해 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자]1(주식)C-F'에는 연초 이후 13억원만 유입됐다. 중소형주·헬스케어 펀드의 경우 지난해 큰 폭으로 주가가 올라 올 초 증시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초 수익률 면에서도 대형주·배당주 펀드가 중소형주·헬스케어 펀드에 비해 뛰어난 수익률 방어 능력을 보여줬다. 총 221개 배당주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3%인 반면 중소형주 펀드는 -4.22%의 수익률을 보였고 20개 헬스케어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98%를 기록할 정도로 변동성 장세에서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국내외 거시경제 변수에 의한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에는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빠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시기에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에, 코스닥보다 코스피 시장에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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