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힐러리 아성' 사우스캐롤라이나 사실상 포기한 듯

최대 승부처 ‘슈퍼화요일’ 경선주들서 캠페인 집중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4차 경선 무대인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흑인 유권자가 많아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아성’으로 꼽히는 이 주를 사실상 건너뛰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3월1일 ‘슈퍼 화요일’ 경선 주들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샌더스 의원은 지난 22일 매사츄세츠 주 유세에 이어 24일 이후 미주리, 오클라호마, 오하이오 등 주로 동선을 잡았다. 오는 27일 경선이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피하고 13개 주의 경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슈퍼화요일이나 3월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등 경선주들을 잇는 유세행보다.


샌더스 의원은 24일 기자회견에서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며 “우리는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왔고 차이를 크게 좁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매우 어려운 주였으며 포기는 아니지만, 아시다시피 3월1일 (중요한) 10여개 주가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CBS에 나와서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를 건너뛰는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 10여개의 주가 있으며 이 가운데 많은 곳에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의 이런 행보는 현실적 고려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남부 주에서 광고전을 펼치는 등 나름 공들였지만 흑인 표심이 꿈쩍도 하지 않자 남부를 제외한 ‘부챗살 동선’을 잡은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클린턴 전 장관을 남부 주 후보로, 자신을 전국적 후보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특히 민주당은 승자가 대의원을 모두 가져가는 승자독식제가 아니라 득표율 비례제를 취하고 있어 대의원이 많은 슈퍼-미니슈퍼 화요일 경선주들에 공들이는게 결과적으로는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셈범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