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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의 대표적 '황제주' 중 하나인 크라운제과가 액면분할을 통한 주식 쪼개기에 나서면서 롯데제과·롯데칠성·오뚜기 등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황제주들도 액면분할 행렬에 동참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통주식 수가 적은데다 비싼 가격 때문에 거래가 부진했던 황제주들이 잇따라 액면분할에 나설 경우 유동성과 환금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참여를 늘려 주식시장의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라운제과는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유통주식 수 확대를 위해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변경하는 주식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크라운제과의 발행주식 총수는 147만3,524주에서 1,473만5,240주로 늘어나게 된다.
크라운제과 주가는 지난해 장중 90만원을 훌쩍 넘어서며 100만원까지 근접했다가 현재 5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주당 가격이 높은데다 거래도 부진해 올 들어 크라운제과의 일평균 거래량은 7,298주에 그치고 있다. 이는 음식료업종 주식 일평균 거래량(1만3,988주)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규모다.
이처럼 저유동성 고가 황제주인 크라운제과가 액면분할을 결정하면서 이제 시장의 시선은 초고가 황제주들로 쏠리고 있다. 주당 가격이 무려 200만원을 넘어서는 초고가 황제주의 대명사인 롯데칠성과 롯데제과의 경우 하루 거래량이 2,000~3,000주에 불과한데다 주가도 워낙 높아 액면분할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종목이다. 특히 지난해 오너 일가 간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주주친화정책을 약속한 만큼 오는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액면분할에 나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울러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는 오뚜기와 영풍·태광산업·오리온 등도 또 다른 액면분할 후보로 손꼽힌다.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은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이 액면분할 이후 거래가 늘고 주가도 오르면서 무조건 '비싸야 좋은 주식'이라고 생각하던 기업들의 인식이 많이 바뀌고 있다"며 "정부가 추진 중인 배당확대정책의 수혜가 가계소득 증대로 이어지기 위해선 액면분할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도 확산되고 있는 만큼 다음달 주총을 앞두고 액면분할에 동참하는 기업들도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