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째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낸 김미나(38)씨는 입학 첫 달에 '학부모 신고식'을 호되게 치러야만 했다. 야외 체험 위주의 유치원에 다녔던 아이가 수업시간 40분 동안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을 못 견뎌 했기 때문이다. 배변도 학교 화장실에 가지 않고 참았고 장염에 걸려 이틀간 학교를 쉬었다. 김씨는 "아이가 유치원은 노는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초등학교는 공부해야 하는 곳으로 받아들여 스트레스가 컸던 것 같다"며 "입학 전에 막연히 두려움만 갖고 있다가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큰 변화다. 따라서 부모들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비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이는 유치원 때와 달리 교과서를 가지고 책상 앞에 앉아서 수업을 받아야 하고 쉬는 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화장실을 갈 수도 없으며 또래 끼리의 긴장감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엄마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내놓은 '초등학교 취학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과 지원 방안'에 따르면 자녀 입학을 앞둔 학부모(3,905명 조사) 4명 중 1명이 '아이가 수업 40분, 쉬는 시간 10분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고 가장 많이 우려했다.
불안감이 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이 휘둘리기도 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선행학습을 안 시키다가도 다른 엄마들이 한다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이를 들볶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입학 전에 준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는 10명 중 7명이 읽기·쓰기, 셈하기 등 기초학습과 관련된 선행학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물건 챙기기, 화장실 사용 및 뒤처리, 등하굣길 탐색 등 스스로 하는 연습(64.4%), 규칙적인 생활 습관 형성(63.1%), 건강관리(46.9%) 순으로 나타났다. 이후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것 중 도움이 된 항목을 물은 결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형성이 64.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물건 챙기기 등 스스로 하는 연습, 선행학습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행학습보다는 생활습관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학교가 노는 곳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학교에 가기 전부터 등굣길을 탐색하고 준비물을 챙겨 '학교에 가는 게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등교 일주일 전부터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훈련을 하면 입학 이후 후유증이 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선행학습 효과에 대해 양영미 서울 풍성초 교사는 "입학 전에 숫자 1부터 10까지 셀 줄 알고 받침 없는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수준이면 초등 1학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충분하다"며 "여기에 더해 학교와 선생님 이름을 비롯, 교무실·급식실·화장실·출석부 등 학교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를 읽을 수 있으면 더욱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필순이나 연필 잡는 법이 틀리면 교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바른 글씨 쓰기의 기초만 배우고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co.kr
아이들 입장에서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것이 일생일대의 큰 변화다. 따라서 부모들도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대비가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아이는 유치원 때와 달리 교과서를 가지고 책상 앞에 앉아서 수업을 받아야 하고 쉬는 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화장실을 갈 수도 없으며 또래 끼리의 긴장감 역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지켜봐야 하는 엄마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내놓은 '초등학교 취학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과 지원 방안'에 따르면 자녀 입학을 앞둔 학부모(3,905명 조사) 4명 중 1명이 '아이가 수업 40분, 쉬는 시간 10분에 적응하지 못할 것 같다'고 가장 많이 우려했다.
불안감이 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많이 휘둘리기도 한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선행학습을 안 시키다가도 다른 엄마들이 한다니까 스트레스를 받으며 아이를 들볶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이 입학 전에 준비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복수응답)에는 10명 중 7명이 읽기·쓰기, 셈하기 등 기초학습과 관련된 선행학습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는 물건 챙기기, 화장실 사용 및 뒤처리, 등하굣길 탐색 등 스스로 하는 연습(64.4%), 규칙적인 생활 습관 형성(63.1%), 건강관리(46.9%) 순으로 나타났다. 이후 초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것 중 도움이 된 항목을 물은 결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형성이 64.4%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물건 챙기기 등 스스로 하는 연습, 선행학습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선행학습보다는 생활습관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조언한다. 학교가 노는 곳은 아니지만 재미있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학교에 가기 전부터 등굣길을 탐색하고 준비물을 챙겨 '학교에 가는 게 즐겁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등교 일주일 전부터 일찍 일어나고 일찍 자는 훈련을 하면 입학 이후 후유증이 덜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학부모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선행학습 효과에 대해 양영미 서울 풍성초 교사는 "입학 전에 숫자 1부터 10까지 셀 줄 알고 받침 없는 글자를 읽고 쓸 줄 아는 수준이면 초등 1학년 수업을 따라가는 데 충분하다"며 "여기에 더해 학교와 선생님 이름을 비롯, 교무실·급식실·화장실·출석부 등 학교에서 자주 쓰이는 단어를 읽을 수 있으면 더욱 좋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필순이나 연필 잡는 법이 틀리면 교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바른 글씨 쓰기의 기초만 배우고 오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혜진기자 made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