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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에도 '교조주의'가 있을까. 물론 있다. 역사, 철학, 문학, 그리고 종교를 포괄하는 인문학은 텍스트의 성격에 따라 어떤 절대적인 가치를 제시한다고 여겨진다. 니체 등 철학자들의 서적, 공자가 읊었다는 '논어'나 종교 관계 바이블·불경이 그렇다.
하지만 이런 인문학 텍스트들은 원래 그 텍스트가 쓰여진 당시의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편으로서 나온 것이다.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무시하고 과거의 텍스트를 지금 무비판적으로, 즉 교조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다. 고전이라는 것은 현대의 개인들에게는 쉽지 않는 무게로 다가온다. 최근 인문학이 부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 실생활에서의 쓰임에는 의문부호가 붙는 이유다. 즉 현실과의 괴리 때문이다.
새 책 '멘탈 갑이 되는 관점의 인문학'은 인문학의 근거로 하되 스스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멘탈을 키우라고 피력한다. 인문학 텍스트가 쓰여질 때의 고민을 이 인문학이 어떻게 해결 했는가를 기준으로 삼아 현재의 문제 해결방안을 구해보자는 것이다.
저자들은 '인생 밀착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나에게 필요한 관점, 내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하고 키우는 관점, 우리 스스로 건강하게 생각할 힘을 기르는 관점을 말한다. 이를 위해 △건강한 초점 △과감한 축소 △마음근육 훈련 △자아의 진화 등 4가지 명제에 대해 설명한다.
"누군가는 새가 울지 않으면 베어 버렸고, 누군가는 어르고 달랬다. 그러나 나는 기다렸다."(P.145) 일본 중세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말이다. 이 말을 들으면 당연히 직장생활에서는 인내와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올 수 있다. 다만 누구는 왜 베었는지(오다 노부나가), 어르고 달랬는지(도요토미 히데요시)까지를 알아야 이 경구의 진정한 의미를 체득할 수 있다.
공동저자인 천영준은 연세대 기술경영연구센터 책임연구원으로 과학기술정책 및 경영전략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또 김나영은 서울경제신문 기자로 전통문화의 디지털과 글로벌화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인문학의 현실 적용이라는 점에서 최적의 조합이라 할 수 있다. 1만3,5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