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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기획 직원 A씨는 프랑스 광고업체인 퍼블리시스가 회사를 인수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일손이 잡히지 않는다. 구조조정 얘기가 흘러나오는가 하면 일부 직원들이 이직 걱정을 하고 있는 탓이다. 회사가 팔리는 것은 기정사실처럼 돼 있는데 그 누구도 제대로 설명을 해주지 않아 혼란스럽기만 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수합병(M&A)작업의 속성상 상황을 속속들이 노출할 수 없는 것 당연하다"면서도 "(삼성이 제일기획을) 팔 거면 빨리 팔고 그렇지 않을 거라면 최대한 빨리 입장을 정해서 발표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국내 1위 광고대행사인 제일기획이 흔들리고 있다. 매각설이 불거진 후 빠른 일 처리가 되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재계에서는 매각이든 지분 인수든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내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8일 삼성에 따르면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최근 본사에서 있었던 신입사원 입사식에서 매각과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현 상황에 대해 많이 불안해하는데 공식 설명이 없어 답답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제일기획에 대한 처리 시점이 늦어지면서 혼란만 더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한 2월 내 매각은 이미 물 건너갔다. 금융투자(IB) 업계에서는 삼성이 제일기획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내부에서는 대외비 업무나 스포츠단 같은 특수업무 처리와 제일기획에 대한 브랜드 가치산정 부분에서 양측이 최종접점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는 정황까지 제기된다. 하지만 삼성은 매각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신에서는 퍼블리시스가 경영 악화로 미국 옴니콤이나 일본 덴쓰에 재인수될 수 있다는 보도마저 나온다. 제일기획 직원 입장에서는 더욱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삼성 내부에서조차 "제일기획 직원들은 '멘붕(멘탈 붕괴)' 상황"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김영필·신희철기자 susop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