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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이 동화를 만난다. 이달 5일부터 매주 토요일 진행되는 국립국악원의 2016년 새 프로그램 '토요국악동화'가 그 주인공. 부모·어린이들에게 이미 호평을 받은 여러 어린이극에 국악을 덧입혀 다시 선보이는 색다른 시도다.
지난달 24일 찾은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풍류음악당에서는 '토요국악동화'의 첫 무대를 꾸밀 '파란토끼 룰루'의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파란토끼 룰루'는 어린이들의 꿈을 지켜주는 꿈별씨의 '꿈빛모아구슬'을 지키는 산들바람 할아버지와 파란토끼 룰루, 그리고 이를 방해하는 깜깜마녀와의 이야기를 그린 인형극이다. 130석 규모의 작은 무대는 이미 빛과 그림자로 가득 찬 상상 속 동화마을로 변신해 있었고 무대 곳곳에서 뿜어나오는 오색찬란한 빛이 어두운 공연장 벽면뿐 아니라 객석에 앉은 사람들의 옷까지 총천연색으로 물들이는 중이었다. 파란 토끼·산들바람 할아버지 등 앙증맞은 인형들 또한 빗자루에 올라 무대부터 객석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눈을 사로잡고 있었다.
볼거리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중앙 무대에서 파란토끼 '룰루'의 모험이 전개되는 사이 그 오른편에선 아쟁·해금·가야금·장구 등 각종 전통악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 인형극 '파란토끼 룰루'의 연출자인 배근영 극단 로기나래 대표는 "원래 공연에서 쓰였던 40여 곡의 현대음악을 모두 국악으로 재편곡했다"며 "나부터가 국악 하면 '타령'이나 '민요' 같은 전통 음악들만 떠올리곤 했는데 국악기 음색이 우리 공연과 생각보다 더 잘 어울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국악원이 '토요국악동화'를 시작한 취지는 어린이들이 우리 국악과 국악기의 매력을 보다 쉽고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국악원 측은 "음악을 연주로만 들으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지만 인형극이나 그림연극 등 이야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경우 쉽고 친근하게 여기게 된다"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전통문화를 접하게 해 우리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자연스레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석 2만원.
/김경미기자 kmkim@sed.co.kr
사진제공=국립국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