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무용가이자 5개 프랑스 국립극장 중 유일한 무용 중심 극장인 샤요국립극장의 상임안무가인 조세 몽탈보(사진)가 한국 전통춤과 만난다. 동화적인 환상성과 유쾌한 상상력의 무대로 프랑스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한국 관객과도 교감할 수 있을까.
국립극장과 프랑스 샤요이국립극장이 공동제작하는 국립무용단의 신작 ‘시간의 나이’의 안무를 맡은 조세 몽탈보는 2일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현대무용계는 과거의 것은 배제한 채 현대적인 것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오랫동안 전해져온 한국무용의 전통미를 기반으로 현대적인 작품을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시간의 나이는 한불 상호교류의 해 ‘한국 내 프랑스의 해’ 개막작으로, 과거를 축적해가며 새로운 것을 완성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조세 몽탈보는 지난 2014년 한국을 방문, 국립무용단의 공연을 직접 지켜봤다. “잘은 모르지만, 한국 춤의 뿌리가 깊다는 것이 느껴졌어요. 서양과는 다르게 몸을 천천히 쓰고, 춤을 추면서 타악 연주를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죠. 무엇보다 새로움에 대한 무용수들의 절실한 갈망이 전해졌어요.”
조세 몽탈보는 그동안 플라멩코, 힙합, 발레, 아프리카 전통춤 등 다양한 민족과 문화, 시대를 무대에 녹여내 왔다. 범상치 않은(?) 그의 이력 때문에 ‘한국 춤이 어떻게 재해석될지’를 두고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내고 있다. 특히 무용수가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서 있는 공연 포스터는 공개와 동시에 화제를 모으며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지나친 파격으로 국적 불명의 춤이 탄생할지도 모른다는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파란 눈의 안무가는 이 같은 우려를 유쾌하게 받아쳤다. “춤은 인간과 같아요. 결국엔 하나의 뿌리를 갖고 있죠. 다양한 인종이 있지만, 결국은 하나에서 시작했듯 다양한 춤이 존재하지만 하나의 맥으로 통합니다. 그 맥을 찾아가는 게 저의 안무관입니다.”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사진=국립극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