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 대통령 기념 도서관의 조앤 드레이크 대변인은 “낸시 여사가 오늘 오전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의 벨에어 자택에서 울혈성 심부전(congestive heart failure)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이날 밝혔다. 레이건 전 대통령이 재임한 1981년부터 1989년까지 퍼스트레이디로 활동했던 낸시 여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퍼스트레이디로 꼽힌다”고 로이터통신이 평가했다.
1921년 뉴욕 출생인 낸시 여사는 1940∼50년대 할리우드에서 영화배우로 활약하다가, 1952년 당시 배우 동료였던 남편 레이건 전 대통령과 결혼했다. 1956년 배우 생활에서 은퇴 후에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전 부인 소생을 비롯한 자녀들의 양육에 주력했다.
1980년 남편의 대통령 당선으로 백악관에 입성한 낸시 여사는 대외적으로 조용히 내조하는 퍼스트레이디로 알려졌지만, 막후에서는 남편에 대한 정치적 조언자로서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특히 ‘아니라고 말하라’(Just say no)라는 마약 퇴치 캠페인을 주도했으며, 퇴임 후에는 남편이 앓던 알츠하이머병 퇴치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기도 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10년간 알츠하이머병으로 투병하다가 2004년 6월 폐렴 합병증으로 93세에 타계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