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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만능통장으로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출시가 엿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어떤 상품을 ISA에 담아야 최대의 절세 효과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절세 효과가 크다고 무턱대고 높은 금리의 금융상품을 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자신의 투자성향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최근 대규모 손실 우려를 낳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본인의 투자성향을 무시한 채 반짝 유행하는 고위험 금융상품에 묻지 마 투자한 것이 시장 패닉을 불러온 한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원금을 지키려는 성향이 강한 고객에게는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 비중이 높은 일임형 ISA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일임형 ISA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은 오는 14일 오전 은행과 증권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는 투자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골라 선택하면 된다. 신탁형 ISA는 투자자가 직접 상품을 하나하나 골라 담으면 된다.
투자성향은 안정형·안정추구형·위험중립형·적극투자형·공격형 등 다섯 가지로 분류된다. 만약 본인의 투자성향이 안정형으로 나왔다면 금융상품 위험도 분류에 따라 초저위험군에 속하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고르면 된다. 초저위험군에는 은행의 예적금, 수시입출금식저축성예금(MMDA), 현금성 자산, 환매조건부채권(RP), 국공채형 펀드 등이 들어간다. 안정추구 성향이라면 저위험군에 해당하는 상품을 고르면 되는데 여기에는 초저위험군 상품에 더해 채권형(A- 이상) 펀드, 원금보장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연금보장형 파생결합사채(DLB) 등이 포함된다.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의 상품전략 담당자들은 보수적인 투자자의 경우 예적금과 채권형 상품의 비중을 절반 이상 가져가는 것을 추천했다. 박건엽 미래에셋증권 팀장은 "보수적인 투자자들은 주로 채권 관련 상품으로 구성하고 주식 관련 상품은 10% 내외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 프로덕트 솔루션실 관계자는 "정기예금과 원금보장형 ELB 등 확정금리형 상품을 크게 가져가고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위해서는 공모주 및 배당주에 투자하는 채권혼합형 상품을 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반면 투자성향이 위험중립형과 적극투자형·공격형으로 나오는 적극적인 투자자의 경우 ELS와 신흥국 펀드 등 중위험 상품에 비중을 두는 것을 추천했다. 위험중립형은 목표수익률을 시중은행 예금과 적금보다 조금 높은 3~5%로 책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중위험군 상품군에는 트리플B 등급에 속하는 채권형 펀드나 혼합형 펀드 등이 있다.
적극투자형의 경우 고위험 상품군까지 포함되는데 주식형 펀드나 ELS, 파생결합증권(DLS), 상장지수채권(ETN)까지 선택할 수 있다. 또 공격형 투자자의 경우 초고위험군에 속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인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까지 ISA에 담을 수 있게 된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증권사 및 은행 ISA 담당자와 웰스매니저(WM) 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 세 명 중 한 명(33%)이 ELS와 DLS를 투자바구니에 담아야 할 상품으로 꼽았다. 박 팀장은 "적극적 투자자라면 주식과 채권 관련 상품 비중을 7대3 정도로 하고 주식은 선진국 위주로 투자하되 원자재 소비 신흥국에 대한 투자도 조금은 가져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투자 경험이 많다면 투자전략을 중위험 상품 위주로 편중하는 '불릿(bullet)' 전략보다는 고위험 자산과 저위험 자산을 뒤섞는 '바벨(barbel)' 전략을 구사하는 게 낫다. ISA는 손실을 차감한 수익을 기준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바벨형 투자전략이 절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고수익을 추구하며 절세 혜택도 함께 누릴 수 있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을 추천한다"며 "노(no) 녹인 구조의 ELS로 바구니의 30~40%를 채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