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에 첨단기술 접목… '네오다빈치' 시대 열자

하드웨어 기술만으론 한계
과학·인문사회·문화 결합
'한국적 콘텐츠' 개발해야


최근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을 계기로 가상현실(VR)이 주목받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불안한 시선도 있다. 과거 하드웨어 기술만으로 승부를 걸다 처참한 결과를 맞은 3DTV 실패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대안은 콘텐츠 강화뿐이다. 단순한 하드웨어 기술에 콘텐츠로 내실을 채워야 한 차원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기술과 예술의 융복합으로 대한민국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도록 '네오다빈치' 시대를 열 것을 제안한다.


전문가들은 과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기술과 예술을 융복합해 르네상스를 열었듯이 대한민국도 네오다빈치 시대를 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융복합 콘텐츠는 기존 콘텐츠에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인문사회 등을 합친 것이다. 특히 미래 전투가 벌어질 중국 시장에서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유망하다. 아시아적인 스토리와 함께 우리의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조업 위주의 국내 경제가 글로벌 경기둔화와 중국과의 경쟁격화에 주춤하면서 점점 더 새로운 성장동력이 절실해지고 있다"면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도 '무엇'을 보여줄지 찾기 위해 전자업계와 문화계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융복합 콘텐츠로 경쟁력을 배가할 경우 훨씬 큰 파괴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은 지표로 뒷받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매출은 105조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 비해 5.4% 성장한 것으로 전체 GDP 성장률 전망치의 두 배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문화창조융합벨트 등을 통해 융복합콘텐츠 생태계를 안착시키는 것과 함께 우리 콘텐츠가 제값을 받을 수 있는 가치평가 시스템을 확립하는 것 등이 과제다.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융복합은 말 그대로 물리적 결합과 화학적 결합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면서 "창의적 인력 양성과 융복합콘텐츠를 통해 우리 문화산업의 세계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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