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의료기기 진출 열풍

윈팩 등 앞다퉈 신사업 추가… "주가 띄우기 주의를"


한미약품에서 시작된 바이오·제약 열풍을 등에 업고 코스닥 상장사들이 너도나도 의료기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불황 타개를 위한 신사업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신사업이 실질적인 성과 없이 단순한 계획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반도체 후공정 업체인 윈팩 등 다수의 코스닥 상장사가 정기주총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다. 25일 주총을 여는 윈팩은 '의료용품·기기의 제조·수입·판매'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고 금속절삭기계 제조업체인 유지인트도 같은 날 주총에서 '의료기기 제작·판매업'과 '의료기기 수리·판매업' 등에 진출한다. 발 빠르게 임시주총에서 의료기기 사업을 추가한 기업도 있다. 특수목적용 기계제조업체인 한일진공은 이미 지난달 29일 가진 임시주총에서 '의약품·의료용품의 제조·수입·판매공급업'과 '헬스케어 관련 사업' 등을 사업목적에 넣었다. 정보기술(IT)이나 정밀기계 등 의료기기 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업종의 기업들도 의료기기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도 해 주의가 요구된다.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인 세진전자는 '의료용 기기 제조·유통·판매·임대업'과 '헬스케어 관련업' 등을, 종이·판지 제품 제조업체인 국일제지는 18일 정기주총에서 '의료용구 제조업·판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유행처럼 의료기기 산업에 진출하는 것은 지난해 한미약품 등에서 시작된 헬스케어주 열풍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코스닥 의료·정밀기기 업종지수는 48%나 상승해 같은 기간 코스닥 상승률 25%를 훌쩍 뛰어넘었다. 전문가들은 신사업 진출이 신성장동력으로 의미가 있지만 실제 실적으로 연결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에 뛰어들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가 띄우기를 목적으로 악의적으로 신사업에 뛰어드는 것처럼 정관 변경을 하는 곳들도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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