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용선료 인하' 청신호

선주측 "20~30% 인하 용의"
채권단 지원도 급물살 탈 듯

현대상선이 해외 선주들과 진행해온 용선료 인하 협상이 조만간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구계획의 핵심인 용선료 인하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10일 현대상선과 채권단에 따르면 마크 워커 변호사를 중심으로 한 현대상선 측 협상단은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진행한 용선료 1차 협상에서 선주들로부터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1차 협상에 나온 대부분의 선주 측이 용선료를 20~30% 인하해줄 수 있다는 의향을 내비쳤다"며 "다만 선주들은 용선료 인하에 따른 반대급부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측은 현재 용선료 인하분만큼을 주식으로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인하분을 장기채권으로 전환해 납부시점을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현대상선은 조만간 선주들과 2차 협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채권단과 업계는 현대상선의 출자전환이나 장기채권 전환 방안이 선주 입장에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카드라고 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제협상 사례를 볼 때 회사채 등 명목적인 시장성 채권뿐 아니라 사용료 등의 채권도 주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선주 입장에서도 챙길 것은 챙기면서 용선료를 일정 부분 조정하는 것이 현대상선이 법정관리로 가는 것보다 유리해 현대상선 측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13년 퀄컴은 기업개선작업 중인 팬택으로부터 받지 못한 로열티를 출자전환을 통해 주식으로 대신 받으면서 지분을 늘리기도 했다.

용선료 협상에 청신호가 켜짐에 따라 현대상선에 대한 협약 채권단의 지원 가능성도 한층 높아졌다. 당장 오는 17일 열리는 '제172-2회 무보증사채' 사채권자 집회에서도 현대상선 측은 용선료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채권자들에 만기연장을 요청할 방침이다. /김보리·조민규기자 cmk25@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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