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리더를 만나다 ‘송재열 공부혁명대 대장’

뒤늦게 공부에 눈떠 삼수 끝에 대학에 들어온 청년은 일요일마다 서울권 대학 진학을 꿈꾸는 지방 학생들을 남산도서관으로 불러 모았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어도 사교육 기회가 없어 패배감에 젖어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올바른 학습법만 지도해주면 아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확신에서였다. 이후 미국 코넬대 건축학과로 유학을 갔지만 한번 인연을 맺은 학생들의 문의는 끊이지 않았다. 방학 때면 한국으로 건너와 한 달 내내 세미나 등을 통해 학습법 컨설팅에 매진했을 정도였다. 학생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족집게 강사가 아니라 올바른 학습법을 전달해주는 교육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청년은 결국 미국 명문대를 포기하고 그 길로 자기주도학습 컨설팅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제는 교육계에서 자기주도학습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송재열(36·사진) 공부혁명대 대장의 이야기다.

송재열 대장이 이끄는 공부혁명대는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도록 맞춤형 학습법 처방을 내리는 교육 컨설팅 업체다. 맹목적인 학원 중독 현상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해 자신의 상황을 진단하고 이에 걸맞은 공부 전략을 세우도록 돕는 것이 기본 목표다.

최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만난 송 대장은 “기존에는 교육 컨설팅의 경우 입시 컨설팅만 존재했고 학습 컨설팅은 단순히 공부 계획을 감시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며 “반면 공부혁명대는 전문 컨설턴트를 통해 학생의 공부습관 중 문제점을 파악하고 체계적인 학습 계획을 세운 뒤 이를 꾸준히 이행하도록 관리해주는 게 특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대치동 학원가를 위주로 기존의 ‘묻지마 학원순례’ 방식에 대한 회의가 득세하며 자기주도학습 학원이 우후죽순 늘었지만, 현재 공부혁명대만 사실상 유일하게 살아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40억원으로 교육업체 중 중상위권 수준에 이르렀다.

성공 비결은 두 가지다.


먼저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남다른 노하우다. 그는 자기주도학습법 노하우를 체계화하는 게 최우선이라는 생각에 따라 돈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무료로 상담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상담 사례를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송 대장은 “지난 2008년 자기주도학습 컨설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래 약 7,000명의 학생을 상담하며 학생의 나이와 수준에 맞는 학습법이 체계화될 수 있었다”며 “이처럼 학습 컨설팅을 받으면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부산·울산 등 지방은 물론 해외에서도 컨설팅을 받으려고 오는 것을 보고 자기주도학습 시장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말했다.

업계 최초로 선보인 학습 컨설턴트는 공부혁명대의 가장 큰 자산이다. 2주 단위로 계약이 갱신되는 3∼6개월의 엄격한 수습기간을 통과한 이들로 구성된 학습 컨설턴트는 공부 습관, 필기 방식, 교재 선택 노하우, 학원 등록 등을 철저히 파해친 후 새로운 솔루션을 제시하고 이를 학생들이 스스로 이행하는지 점검해주는 역할을 맡는다. 그는 “양질의 컨설턴트 확보를 위해 대부분 국내 명문대 출신으로 선발 중이며 대우 역시 대기업 수준에 버금간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자기주도학습 모델은 워킹맘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그는 “최근 들어 교육이 학생들의 경쟁이 아니라 엄마들 간의 경쟁으로 변질해 입시나 학원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워킹맘들의 불안 역시 커지고 있다”며 “평소 궁금했던 아이들의 학습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고 학원 등록 등 평소 궁금증을 해결해주면서 대안까지 제시하니 아이들에게 쏟을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무엇보다 자기주도학습이 활성화되면 사교육과 공교육의 공존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했다. 송 대장은 “대치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수학 한 과목만 학원을 3~4개씩 다니는 학원 중독 현상이 여전하지만 이러한 방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회의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깨닫고 본인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한해서 학원 수강으로 보완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송 대장은 “교육사업은 하이테크로 접근해도 결코 성공할 수 없고 결국 학생들과의 소통과 신뢰가 기본”이라며 “무리하게 수강생을 늘려 매출에 집착하기보다는 3년 내 2,500명의 수강생을 확보해 올바른 교육문화 구축에 이바지하는 교육업체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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