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벤츠 꺾은 제네시스… 고급차 이미지 굳히기 본격 시동

E클래스 제치고 지난달 판매 2위에… 현대차, 25일 뉴욕오토쇼서 첫 별도 전시관 운용


현대자동차의 고급 세단 제네시스(DH)가 미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벤츠 E-클래스를 제쳤다. 현대차가 별도 럭셔리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론칭한 후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올라간 인지도 덕이 크다. 현대차는 여세를 몰아 오는 25일 열리는 '2016 뉴욕 오토쇼(이하 뉴욕 모터쇼)'에서 회사 최초로 제네시스 별도 전시관을 운영한다. 미국 중심부 뉴욕에서 현대차·기아차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제네시스의 고급차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의지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DH)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총 2,532대를 판매해 중형 고급차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섰다. 제네시스가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세단 E 클래스(2,362대)를 제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위를 차지한 BMW 5시리즈(2,758대)와는 200여대 차이다. 뒤를 이어 캐딜락 XTS와 CTS, 렉서스 GS가 각각 4~6위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1세대 제네시스(BH)로 미국 고급차 시장에 진출한 후 줄곧 3~8위 사이를 오르내리며 벤츠와 BMW를 추격해왔다. 현대차 관계자는 "벤츠 E 클래스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어 판매량이 다소 줄었지만 6년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온 E 클래스를 제친 것은 의미가 크다"며 "그만큼 제네시스가 고급 브랜드로서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주 뒤 열리는 뉴욕 모터쇼를 통해 미국 소비자들에게 독립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를 더욱 각인시킬 계획이다. 지난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직접 나서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을 알린 후 펼치는 후속 작업인 셈이다.

뉴욕 모터쇼에서 현대차는 회사 최초로 제네시스 별도 전시관을 비롯해 총 3개 전시관을 운영한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플래그십 모델인 EQ900(현지명 G90)을 공개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가 공동 전시관을 사용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요타와 렉서스가 별도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처럼 현대차가 기아차를 포함해 제네시스까지 세 곳에 전시장을 여는 것은 본격적인 독자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라며 "벤츠·BMW·렉서스 등 고급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이 시작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뉴욕모터쇼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 후 첫 번째 콘셉트카를 선보인다. 콘셉트카는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지표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제네시스가 추구하는 방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7월 제네시스(DH)의 차명을 G80으로 변경해 본격적으로 제네시스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향후 5년 동안 4종의 신규 개발 모델을 추가한다. 새롭게 개발할 모델은 △ 중형 럭셔리 세단 △ 대형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 고급 스포츠형 쿠페 △ 중형 럭셔리 SUV 등이다. 중형 럭셔리 세단의 경우 후륜 구동 기반의 플랫폼을 적용하며 2017년 하반기에 출시한다. 이어 2020년까지 대형 럭셔리 SUV, 고급 스포츠형 쿠페, 중형 럭셔리 SUV 등을 공개할 계획이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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