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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왕이 백제 무령왕 자손이라고 주장했던 일본 고대사 연구의 권위자 우에다 마사아키(사진) 교토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일본 교토의 자택에서 향년 88세로 별세했다. 사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우에다 교수는 암 치료를 받아왔던 것으로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우에다 교수는 1950년 도쿄대 문학부를 졸업해 1963년부터 30여년간 도쿄대 교수로 재직했다.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波)학자로 한중일 간 관계를 중시하는 시각을 통해 일본 고대사를 연구했다. 칠지도의 성격을 두고 백제왕이 일왕에게 '하사'한 것인지 '헌상'한 것인지 한일 학자들 간에 논쟁이 벌어질 때 "칼에 새겨진 명문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보내준다는 하행문"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또 아키히토 일왕이 2001년 "간무 천황(50대 일왕·781~806년 재위)의 생모가 백제 무령왕의 자손이라고 속일본기에 적혀 있어 한국과의 인연을 느낀다"고 발언한 것도 36년 전 그의 연구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일본 제국주의 한국 침략은 용서할 수 없는 불행한 역사"라고 말했다. 자신의 전공 분야인 6~7세기 백제와 왜와의 교류를 짚으며 "한일 관계는 민간 교류 확대를 통해 푸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그는 '일왕은 백제의 후손'이라는 주장 이후 일본 극우단체로부터 '국적(國敵)'이라며 교토대를 그만두라는 협박장을 네 번이나 받았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2009년 5월 그에게 한일 우호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 수교훈장 숭례장을 수여했다. 이 훈장은 민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최고훈장이다. 장례는 친인척들만 참여하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