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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4분기에 건강관리·에너지·기계·화학업종 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 불어온 글로벌 훈풍 속에 최근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유동성 장세'가 펼쳐졌지만 코스피지수가 장기 박스권 상단에 근접한 만큼 앞으로는 개별 기업들의 실적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실적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당분간은 실적에 기반한 종목 선별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금융정보 제공업체 와이즈에프엔에 의뢰해 올해 1·4분기 실적 전망치가 있는 코스피 상장사 257곳을 분석한 결과 주로 제약주로 구성된 건강관리 업종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99.49%)가량 증가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조사대상 상장사들의 올 1·4분기 예상 영업이익이 지난해 1·4분기 32조1,646억원보다 0.8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다.
건강관리 업종의 실적 전망 성장은 한미약품이 이끌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4분기 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올 1·4분기에는 96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489.8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아쏘시오홀딩스도 올 1·4분기에 1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동기 21억원보다 350.42%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환인제약(38.09%), 대원제약(31.60%), 일양약품(29.99%), 보령제약(26.61%) 등도 전년 대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의약품 내수시장은 지난해보다 3.4%, 의약품 수출은 13.3%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약품 가격이 떨어질 특별한 요인은 없지만 노인 인구 증가로 의약품 수요는 탄탄하기 때문에 제약업종 기업들의 실적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업종은 올 1·4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47%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락하던 국제유가가 올 들어 반등하면서 관련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1·4분기에 1,98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GS는 올해 72.91% 늘어난 3,424억원을, 같은 기간 3,212억원을 기록했던 SK이노베이션은 59.95% 늘어난 5,138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선업종은 올 1·4분기에 흑자전환이 기대된다. 조선업종은 지난해 1·4분기에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며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았지만 올 1·4분기에는 9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4분기에 1,924억원의 적자를 냈던 현대중공업이 올해는 786억원의 흑자를, 5억원의 적자를 냈던 한진중공업은 131억원의 흑자를 내 실적 개선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미포조선(49.59%)과 삼성중공업(31.35%)의 실적도 전년 동기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난해 1·4분기에 433억원의 적자를 냈던 대우조선해양은 올 1·4분기에도 604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기계업(44.89%), 화학(33.07%), 유틸리티(32.63%) 등의 업종들도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우울한 실적의 늪에 빠질 것으로 보이는 업종도 있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지난해 1·4분기에 7,468억원의 이익을 냈지만 올해는 1,626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전체 업종 중 유일하게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부진이 뼈 아프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4분기에 7,439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올 1·4분기에는 1,7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가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4분기부터 시작된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의 급락이 올해 1·4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영업손실을 낼 가능성이 커졌다"면서도 "가상현실(VR)의 등장으로 모바일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이 확대되면서 앞으로 실적이 개선될 여지는 있다"고 분석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