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16> 돈을 좇지 말라는 의미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하라
이윤 추구, 기업 생존 필요조건일뿐
돈은 세상을 변화시킨 만큼 따라와


"회사를 시작한 날이 가장 좋았어요. 그런데 다음날부터는 고난의 연속이더라고요."

"사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는 그의 저서 '리더스 웨이'에서 멋진 비유를 들려줬다.


"기업의 역할이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음식을 먹거나 숨 쉬는 것이 사람의 역할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회사는 손실이 나면 망한다. 사람이 먹지 못하면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숨 쉬는 것이나 먹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이윤은 생존의 필요조건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은 사회 전체의 행복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사람이 숨쉬기 위해 사는 게 아니듯 기업도 이윤을 내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왜(why) 이 일을 하는가를 반복해서 물어보면 대답이 나온다. 그 대답이 바로 기업의 미션(mission)이 된다. 그런데 가끔 돈을 좇아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있다. 돈 되는 일이라면 무조건 신규 사업을 시작한다든지 당장의 매출을 위해 불완전한 제품을 내보낸다든지 하는 일 따위 말이다. 결과가 좋을 리 없다.

"페이스북은 돈을 벌기 위해 서비스하는 게 아니라 좀 더 개방적으로 세상을 연결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돈을 번다"고 했다. 성공한 창업자의 그럴듯한 말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창업자는 실제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 이 생각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해야 정말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은 세상을 변화시킨 만큼 따라온다는 것이다.

의사 두 명이 있다. 그중 한 명은 돈을 많이 벌 수 있고 사회적 지위가 좋은 직업이라 선택했다. 실제로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매일같이 아픈 사람들을 만나고 진료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찾아오는 환자는 그저 수입을 올려주는 손님일 뿐이었고 그 의사는 진료시간이 끝나기 무섭게 퇴근하기 일쑤였다. 또 한 명의 의사는 어렸을 때 큰 병을 앓았다. 그는 자신의 병을 치료해준 고마운 의사를 기억하며 아픈 사람의 고통을 치료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의사가 됐다. 힘들기는 했지만 환자 돌보는 일을 기쁨을 가지고 하다 보니 돈은 저절로 벌렸다. 의과 대학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의사들이 대거 의료시장에 진입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결과 전체 의사들의 수입이 줄어들면 어떤 상황이 될까. 돈을 버는 게 목적인 의사는 오래 버틸 수가 없다. 일도 힘든데 수입마저 줄어들면 스트레스는 더욱 심해질 것이다. 명확한 미션을 가진 의사는 계속 자신의 길을 갈 것이다.

사업은 꿈을 검증하기 위해 수많은 의사결정과 실행을 반복적으로 하는 과정이다. 그 기간은 처음 생각보다 길고 험할 수 있다. 미션은 당신의 길을 안내하는 북극성이 될 것이다. 당신은 무엇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있는가.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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