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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의 아버지인 덩샤오핑의 손녀사위 우샤오후이(사진) 회장이 이끄는 안방보험이 거침없는 글로벌 기업 사냥에 나서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안방보험 주도 컨소시엄은 이미 매각협상이 끝난 세계적 호텔그룹인 스타우드호텔&리조트 인수전에 뒤늦게 뛰어들었다. 스타우드는 웨스틴, 더 W, 셰러턴, 세인트레지스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호텔그룹이다. 전날 미국 내 16개 고급호텔을 소유한 스트래티직호텔&리조트를 6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지 불과 하루 만이다.
스타우드는 이미 지난해 11월 메리어트호텔과 주당 72.08달러, 총 122억달러의 현금 및 주식 지급 조건으로 회사를 매각하기로 합의했고 양사 이사회 승인까지 받은 상태다. 이후 스타우드 주가 하락으로 인수가격은 주당 63.74달러로 낮아졌다. 스타우드는 계약을 취소할 경우 4,000만달러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안방보험이 주당 76달러, 총 129억달러라는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한데다 인수대금 대부분을 주식으로 지불하는 메리어트와 달리 전액 현금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면서 스타우드가 안방보험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생겼다. 메리어트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안방보험의 제안을 무시할 경우 스타우드 주주들이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안방보험의 스타우드 인수가 성사되면 중국의 미국 기업 인수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가 된다.
안방보험은 '중국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우 회장이 지난 2004년 설립한 회사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인수합병(M&A)을 통해 중국 내 5위권, 세계 10위권의 대형 종합보험사로 성장했다. 자기자본은 2004년 5억위안에서 619억위안으로 급팽창했다. 특히 최근에는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로 몸집을 불리고 있다. 2014년에는 뉴욕 맨해튼의 최고급 호텔인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달러에 사들였고 지난해에는 네덜란드 보험사인 비밧과 미국 보험사 피델리티앤드개런티라이프(FGL)를 인수했다. 지난 1년반 동안 안방보험의 해외 M&A 규모는 최소 230억달러에 달한다.
/뉴욕=최형욱특파원 choihu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