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보증권이 항공기 투자의 핵심 증권사로 부상하고 있다. 대형 증권사들조차 어려운 1억달러 이상의 계약(딜)을 잇따라 수주해 매번 2,000억원 이상의 펀딩을 성사시키고 있다. 연기금과 보험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 중심으로 항공기 투자 상담은 '교보증권'에서 받아야 한다는 입소문까지 퍼지고 있다.
국내에 항공기 투자가 막 시작된 지난 2013년 이후 뚜렷한 존재감이 없었던 교보증권이 1년 사이 항공기 투자 강자로 부상한 데는 빠른 사업 다각화에 있었다. 교보증권은 브로커리지 영업만으로는 천수답식 경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신사업 발굴에 집중했다. 2008년 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취임한 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을 정착시켜왔고 지난해는 항공기 전담팀을 신설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을 상대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대체투자를 발굴하기 위해 IB대체투자팀을 꾸려 항공기 관련 인력 10여명을 영입했다. 1년 사이 교보증권은 5대의 항공기에 1조1,127억원의 투자를 실행했다. 국내 항공기 투자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올해 들어서도 최근 보잉사가 제조한 777F항공기를 아부다비 소재 에티하드항공사와 15년 리스계약을 체결하며 동력을 이어가고 있다.
항공기 투자는 항공사에 일정 기간 리스(임대)형태로 투자자가 항공기를 제공하고 리스료(임대료)를 수취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챙기게 된다. 연 3~4%대의 수익이 보장된다.
유병수 교보증권 IB대체투자팀장은 "항공사로부터 채권을 배분받는 형식의 다른 증권사들과 달리 교보증권은 항공사와 직접 리스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건당 투자금액이 크다"며 "기존의 선박 등의 대체투자와 달리 항공기는 자산가격 변동성이 크게 낮아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기관이나 고액자산가에 한정됐던 투자층도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이 핀에어 항공기 채권을 유동화해 개인투자자 판매에 성공한 바 있고 교보증권도 공모형 항공기펀드 등을 구상하고 있어 일반 개인의 투자기회도 열린 것으로 보인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