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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가 최저가·배송 전쟁에 이어 신선식품의 신선도를 대폭 강화하는 '로컬푸드' 경쟁을 본격화한다. 로컬푸드는 장거리 운송 대신 통상 50~80㎞ 이내에서 생산된 각 지역 농산물을 뜻하는 말로, 신선 및 안전성이 높아 선진국에서는 유기농 마켓의 차세대 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이마트는 17일부터 서울 용산, 영등포 등 전국 48개 점포에서 당일 근거리에서 수확한 로컬푸드 '새벽딸기(1.2kg·9,900원)'를 판매한다. 또 딸기를 시작으로 채소, 수산물, 유기농 식품 등으로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로컬푸드 판매 매장도 이마트 전체 점포(146개)의 절반이 넘는 75개 매장으로 늘린다.
이마트 새벽딸기는 충남 논산과 부여, 전북 남원, 제주, 경남 밀양과 산청 등 국내 딸기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6대 산지에서 새벽 3시부터 수확해 당일 오전 점포로 3~4시간 만에 배송,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형태다. 내년부터는 새벽딸기 판매 점포수를 80개로 확충하고 보정과 김포 등 온라인전용 물류센터에도 새벽딸기를 납품해 수도권 고객에게 당일 배송해주는 이마트발 신선혁명을 주도해 갈 계획이다.
아울러 부산, 경남 통영 등 남해안 지역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하던 로컬 수산물 매장(31개점)도 올해는 서해안 인근 점포를 더해 40곳까지 확대하는 동시에 로컬 유기농 농산물 매장도 7개점에서 10개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의 이같은 혁명적 발상은 소비 트렌드가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마트가 지난해 3~4월 수지점과 죽전점 등 8개 점포에서 시범적으로 새벽딸기를 판매한 결과 신선도 높은 제품에 고객의 호응이 이어져 전년보다 매출이 33.2% 늘었다.
이마트는 로컬푸드를 통해 가격도 낮췄다. 대량으로 직매입하면서 물류비가 줄어 그만큼 가격이 저렴해진 것. 기존 유통 경로는 농민→산지유통인→도매상→중도매인→이마트 물류센터이었는데 직매입을 통해 산지→이마트 점포로 중간 단계가 대폭 축소됐다는 설명이다. 덕분에 새벽딸기는 100g당 825원, 기존 딸기는 100g당 997원으로 새벽딸기가 g당 172원(14.5%) 더 싸다. 기존 딸기는 오전에 수확해 물류센터에 입고한 뒤 선별 과정을 거쳐 다음날 아침에야 점포에 내놓을 수 있어 신선도도 떨어지고 장거리 물류비도 10% 가량 더 든다.
이마트 관계자는 "로컬푸드가 더 비싸다는 통념을 깨고 직매입을 통해 최적의 식품을 최상의 가격에 제공하겠다"며 "로컬푸드에서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200억원의 매출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