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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총선의 여야 대진표가 급변하고 있다. 새누리당 비박근혜계가 "공천학살을 당했다"며 속속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여다야' 구도로 흘러가던 총선 지도에 '다여다야'의 난전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3~5% 내외로 당락이 결정되는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은 무소속 후폭풍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에서는 마포갑·은평을·용산 등이 다여다야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마포갑에서는 새누리당 안대희 최고위원과 공천 탈락 후 무소속 출마를 결심한 강승규 전 의원이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성문 국민의당 후보와 맞붙는다. 17일 새누리당을 탈당한 진영 의원의 지역구인 용산 역시 진 의원과 새누리당·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후보 간 5파전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용산 탈환의 기회가 왔다며 진 의원 영입을 시도하는 동시에 차선책으로 다른 영입 인사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천 탈락한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는 이 의원과 새누리당·더민주·국민의당 후보에 김제남 정의당 의원까지 5명이 치열한 결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 관계자는 "무소속 출마를 노리는 이들 세 지역의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들이 인지도가 높아 여권표 분열이 클 것"이라며 "세 지역에서 더민주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자신했다. 인천에서도 중·동·강화·옹진과 남동갑 지역이, 경기에서는 성남분당갑과 성남분당을이 여권 분열로 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19대 총선 수원을에서 정미경 새누리당 의원이 같은 당 배은희 후보에 밀려 공천탈락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민주통합당 신장용 후보에 어부지리 당선을 안겨주기도 했다. 정 의원이 무소속으로 가져간 득표율은 23.7%나 됐다.
수도권에서 다여다야 구도는 더민주에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영남권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 현역 컷오프 1호인 구미을의 김태환 의원과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조해진 의원도 무소속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나 야권 지지층이 엷어 새누리당 후보 간 경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전병헌(동작갑), 신기남(강서갑), 이미경(은평갑)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되면 1여2야 구도가 1여3야로 변해 서울에서의 새누리당 당선 지역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의원의 지역을 제외하고 강서갑과 은평갑 모두 지난 19대 총선에서 6%포인트 정도의 차이로 야권이 신승한 지역이다.
다여다야 구도에 대한 여권의 위기감이 고조되자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은 김무성 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안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용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무성 대표가 정치생명을 걸고 잘못된 공천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컷오프된 조해진 의원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까지처럼 공관위나 당의 지도부, 권력이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당원들로 하여금 배신감을 느끼게 하는 행동을 계속한다면 무소속 연대가 벌어질 수도 있다"며 "(무소속 연대가 꾸려진다면) 선거판을 한번 흔들 것"이라고 김 대표를 압박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