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바지를 생산했던 K업체의 P사장은 지난 2월15일 개성공단 폐쇄 이후 두 차례나 베트남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부지 확보와 생산라인 구축을 위해 비용을 알아봤는데 땅 주인이 이전보다 20%가량 비싸게 가격을 불렀던 것이다. 인건비도 20% 높게 부르는 현지인들이 많았다.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조치로 생산 터전에서 내쫓긴 P사장은 베트남에서도 긴 한숨을 들이켜야만 했다. 개성공단 피해 업체들이 베트남과 미얀마·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124개 개성공단 피해 업체 가운데 절반가량이 동남아시아에 둥지를 틀기 위해 시장조사에 나서고 있지만 한국 기업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바람에 부지 비용과 인건비가 20%가량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개성공단에 9,000억원 이상의 고정·유동자산을 두고 내려온데다 정부 지원도 턱없이 부족해 그야말로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는 셈이다.
개성공단 피해 업체의 한 대표는 "피해 업체 가운데 봉제·전자제품 등 60여개 업체가 동남아에 진출하기 위해 부지와 인건비를 알아보고 있지만 비용을 너무 높게 부르고 있어 이마저도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현지 공장을 인수하려고 해도 개성공단 피해 업체에는 비용을 높게 부르는 매도자가 많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 피해 업체들이 동남아로 몰릴 것이라는 정보를 접한 현지인들이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바람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동남아 진출 계획을 접고 국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지자체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개성공단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에는 장애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국에서 껑충 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공장을 철수한 외국계 대기업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건비와 공장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제조업 부문 월평균 임금은 250달러(29만원) 수준에 책정돼 있다"며 "개성공단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73.57달러(8만9,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옮겨도 어느 정도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국과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겨냥한 외국 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앞으로도 이들 지역의 공장 사용료는 더 오를 여지가 많다. /서정명·백주연기자 vicsjm@sed.co.kr
개성공단 피해 업체의 한 대표는 "피해 업체 가운데 봉제·전자제품 등 60여개 업체가 동남아에 진출하기 위해 부지와 인건비를 알아보고 있지만 비용을 너무 높게 부르고 있어 이마저도 포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기존 현지 공장을 인수하려고 해도 개성공단 피해 업체에는 비용을 높게 부르는 매도자가 많다"고 토로했다. 개성공단 피해 업체들이 동남아로 몰릴 것이라는 정보를 접한 현지인들이 가격을 높게 책정하는 바람에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동남아 진출 계획을 접고 국내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상을 통해 지자체로 생산거점을 옮기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개성공단 업체들의 동남아 진출에는 장애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중국에서 껑충 뛴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공장을 철수한 외국계 대기업들이 대거 몰리면서 인건비와 공장 임대료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패션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의 제조업 부문 월평균 임금은 250달러(29만원) 수준에 책정돼 있다"며 "개성공단 근로자의 최저임금이 73.57달러(8만9,000원)인 것을 감안하면 개성공단 기업들이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옮겨도 어느 정도 부담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국과 필리핀·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들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어 이를 겨냥한 외국 기업들의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앞으로도 이들 지역의 공장 사용료는 더 오를 여지가 많다. /서정명·백주연기자 vic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