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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에서 회사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으로는 드물게 18년 임기의 역대 최장수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우(72·사진) 삼진제약 사장이 이날 주주총회에서 6연임에 성공해 향후 3년간 더 회사를 이끌게 됐다. 그동안 5연임에 성공해 총 15년간 삼진제약을 이끌어온 이 사장은 이번 연임으로 총 18년의 임기를 보장받아 역대 최장수 CEO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장은 "삼진제약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라는 주주들의 요청을 책임감 있게 받아들이고 임직원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며 "최고 품질의 의약품 생산과 신약 연구개발(R&D)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 세계 속의 제약사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사장은 또 "순환기 질환 의약품의 성장과 함께 노인성 질환 치료제 영역 확대에도 주력하고 원료의약품의 해외 수출 확대와 임상 1상 중인 경구용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개발 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그동안 월급쟁이 전문경영인 가운데 제약업계 최장수 CEO로는 이 사장을 비롯해 이규혁(68) 명문제약 회장, 이병석(64) 경동제약 부회장 등이 꼽혀왔다. 이들 세 사람은 나란히 지난 2001년 CEO 자리에 올랐으나 이규혁 회장과 이병석 부회장은 이번 주총을 끝으로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은 약사 출신인 이 사장의 재임 기간 동안 항혈전제, 치매 치료제, 당뇨, 고혈압 치료제 등을 잇따라 선보이며 전문의약품 중심 제약사로 변모하고 있다.
이 사장은 직원을 가족같이 여기는 '감성소통 경영'으로 유명하다. 이 사장 취임 후 15년간 무교섭 임금협상과 노사 무분규 기록을 이어왔고 2012년에는 회사 보유 주식 67만주(약 83억원어치)를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해 600여명의 삼진제약 전 임직원 주주 시대를 열기도 했다.
중앙대 약학대학을 졸업한 후 1974년 영업사원으로 삼진제약에 입사한 이 사장은 영업담당 전무, 영업담당 부사장 등 영업 관련 요직을 거쳐 2001년 대표이사로 첫 사장 직함을 달았다. 취임 당시 400억원대에 불과했던 회사 매출을 지난해 2,165억원까지 성장시키는 등 이 사장은 15년간 회사의 덩치를 5배로 키우며 경영성과를 인정받았다.
/송대웅기자 sd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