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앙은행은 18일(현지시간) 정기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1%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금융 시장과 실물 경제에서 나타나는 일정한 안정화 경향에도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위험이 높다”며 금리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러시아에선 최근 유가 상승 국면이 펼쳐지고 있지만 축적된 루블화 가치 약세 때문에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중앙은행의 금리 동결에 앞서 일각에선 최근의 인플레율 하락세, 배럴당 40달러대로의 유가 회복, 루블화 가치 회복세, 경기 진작 필요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기준금리 동결 등을 근거로 기준금리가 소폭 인하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인플레율 하락세가 계속되지 않을 수 있고 유가 상승세도 지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며 기준금리에 손을 대지 않았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특히 유가 전망과 관련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와 이란의 원유 공급 확대, 석유 시장 점유율 경쟁 격화 등의 와중에 국제 원유 시장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면서 “최근 몇 주 동안의 원유 가격 회복세가 지속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관측에 근거해 중앙은행은 새로 조정한 유가 전망 기본 시나리오에서 올해 평균 유가를 배럴당 30달러로 설정하고 2018년까지 배럴당 40달러까지 서서히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경제는 2014년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서방 제재, 국제 저유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은행은 내달 29일 다시 정기 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재검토할 예정이다.
/이경운기자 cloud@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