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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군의 현역 소령이 일본의 자위대 정예장교 양성기관인 방위대에서 사상 처음으로 석·박사 과정 졸업생 최우수상을 연거푸 받았다.
공군은 20일 "김진웅(41·사진) 공군 소령이 이번에 방위대 박사 과정을 졸업하며 최우수 성적을 거둬 야마사키(山崎)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소령은 지난 2013년 3월에는 방위대 석사 과정을 마치면서 야마사키상을 받은 바 있다.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에서도 가장 뛰어난 졸업생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일본 방위대에서 야마사키상을 2회 연속 수상한 학생은 김 소령이 처음이다. 일본인도 달성하지 못한 기록을 한국인이 수립한 것이다. 방위대는 한국의 육·해·공군사관학교와 국방대 석·박사 과정을 합한 것과 같은 교육기관이다. 통합사관학교 형태의 학부는 육상·해상·항공자위대 장교를 양성하고 석·박사 과정인 대학원은 이공학과 안보학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공군사관학교 47기인 김 소령은 2011년 방위대 이공학 석사 과정에 입학했다. 당시 김 소령은 뛰어난 일본어 실력으로 방위대의 외국 유학생으로는 처음으로 일본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바로 전공을 시작했다. 김 소령은 석사 과정을 졸업할 때 '금속 타깃을 이용한 고주파 유전 특성과 낮은 유전손실 특성의 강유전체 재료 개발'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 과정 학생들을 제치고 야마사키상을 받았다.
이어 박사 과정에서도 전 과목에서 A학점을 받고 논문 성과를 인정받아 야마사키상을 또다시 받게 됐다. 야마사키상은 초대 방위대 학술교육진흥재단 이사장인 야마사키 데이이치씨의 업적을 기리고자 제정된 상으로 방위대 대학원 졸업생 가운데 학업성적과 연구성과가 가장 우수한 학생 1명에게 수여된다. 외국 유학생이 야마사키상을 받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만 3년 만에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친 김 소령은 방위대 대학원 이공학 과정에서 역대 최단 기간에 박사 학위를 받는 기록도 세웠다. 김 소령은 레이더 안테나에 필요한 강유전체 재료인 'BZT 박막'을 개발해 전자공학·전자재료 분야에서 주목 받고 있다. 이를 토대로 김 소령은 BZT 박막을 이용해 차세대 전투기에 필요한 위상배열안테나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의 논문은 미국을 비롯한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됐으며 국제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됐다. 김 소령은 2013년 제29회 한일 국제세라믹스학회에서 최고발표상을 받았고 이듬해 제9회 아시아 강유전체·전자세라믹스학회에서는 최고학생상을 수상했다. 김 소령은 "야마사키상을 2회 연속으로 받은 것은 대한민국 공군 장교의 자긍심과 책임감으로 노력한 결과"라며 "한국으로 돌아가 우리 군의 레이더 기술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