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겹고 고된 ‘자신과의 싸움’인 재활치료가 정보기술(IT)을 만나 환골탈태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14년 서울대 공대와 공동연구로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3차원 동작인식카메라 ‘키넥’을 이용한 VR 치료 프로그램을 개발해 뇌졸중 환자 치료에 활용하고 있다. 게임을 접목한 재활치료인 만큼 환자 동기부여와 재활 지속성에 효과적이라는 평이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상태가 비슷한 환자끼리 가상공간에서 대결을 벌이면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병원에 오지 않고도 집에서 로그인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재활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게 궁극의 목표”라고 말했다.
VR 재활치료는 이제 막 포문을 연 만큼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백 교수는 “VR 치료와 같은 ‘스마트 헬스’ 는 범용화가 중요한데 현재는 각 병원이나 연구소의 연구비로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성이 커지고 대중화되려면 기업체·학교·병원·연구소 등 협업으로 처음부터 탄탄하게 제품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격의료 문제도 매듭지어야 한다. 환자가 각 가정 컴퓨터를 이용해 VR 치료를 받으려면 원격의료가 가능해야 하지만 의료법 개정을 놓고 의사협회와 정부가 대립하고 있다. 백 교수는 “뇌졸중 환자처럼 지속 치료가 필요한 경우 IT를 활용한 의료 서비스는 빛을 발할 수 있다”며 “VR 치료가 환자 중심 서비스로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원격진료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한 명확한 매듭짓기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정기자 je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