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쇼크… 삼성 인재상 바꿀 필요"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 수요사장단 회의 강의서 강조
"AI 알고리즘은 산업수학 응용 지식 습득 빠른 인재 뽑아야"

"알파고 쇼크는 옛 소련이 1957년 인류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렸을 때와 견줄 수 있어요. 인공지능(AI)의 상용화는 전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올 것입니다. 삼성의 인재상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죠."

박형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장의 말에 삼성 사장단의 눈이 번뜩였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로 AI가 화두인 상황에서 AI의 파급력과 그에 따라 임직원에 필요한 요구 역량이 달라져야 한다는 게 이날 강의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23일 삼성 서초 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 회의는 알파고로 대변되는 AI가 삼성에 던지는 과제를 다뤘다. 우선 박 소장은 알고리즘 경쟁력이 있어야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알파고의 핵심은 단순히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축적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알고리즘을 활용해 답을 찾도록 하는지"라며 "이는 결국 수학의 영역이고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빨리 개발하는 쪽이 결국 퍼스트 무버(선도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채용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아무리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AI를 넘어서기 어려워지는 때가 됐다"며 "삼성 역시 얼마나 많이 준비됐는지를 기준으로 인재를 채용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상황을 줬을 때 대처하는 능력,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배우는 능력을 갖춘 사람을 선별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박 소장은 수학의 역사와 산업수학의 중요성도 거론했다. 산업수학은 수학 이론을 실생활에 적용해 산업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유망 상품을 개발하는 학문이다. 특히 알파고와의 대국으로 많은 사람이 알게 된 딥러닝 기술에 수학이 어떻게 응용되는지도 다뤘다. 딥러닝이란 다량의 데이터를 수집해 패턴을 발견한 뒤 사물을 구분하는 정보처리 방식을 뜻한다. 관심이 많은 분야인 만큼 사장단의 질문도 쏟아졌다. 산업수학을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쓰는 곳이 있는지, 인력은 어느 정도인지 구체적인 질문을 던졌다. /김영필·김현진기자 susopa@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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