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조 물고문' 네살배기의 서글픈 삶

미혼모 딸로 태어나 보육원 전전… 새아빠 만나 학대 당해

'물고문' 등 친어머니의 학대 끝에 숨진 안모양이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보육원을 전전하고 다시 계부를 만나 폭행을 당하는 등 생후 4년간의 짧지만 고된 삶의 행적이 드러나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3일 청주 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안 양은 지난 2007년 8월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졌다. 당시 28살이던 어머니 한모씨가 미혼모였기 때문이다. 보육원을 떠돌던 안양이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온 것은 3년 뒤인 2011년 4월. 한 씨가 당시 안모씨와 동거 중에 그를 데려왔다. 3개월 뒤 안씨와 한씨가 결혼하면서 안양에게 처음으로 가정이 생겼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이들 부부는 안양의 등장과 함께 갈등이 깊어졌고 이는 곧 아동학대로 이어졌다. 한씨의 잦은 꾸짖음은 화장실 욕조에서 물고문을 하는 가혹 행위 수준으로 변했고 결국 안양은 엄마와 함께 산 지 불과 7개월 만에 짧은 생을 마쳤다. 한씨는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한 18일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죽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청주 청원 경찰서 관계자는 "존재를 숨기고 보육원에 맡겼던 안양이 집에 온 뒤 부부갈등이 깊어지면서 한씨가 몸에 멍이 들 정도로 안양을 폭행한 사실이 밝혀졌다"며 "한씨가 남긴 메모를 토대로 추궁한 결과 안씨도 의붓딸을 폭행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안씨에 대해 사체유기에 아동학대·폭행 혐의를 추가하고 의료보험 기록 등을 조사 중이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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