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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15일부터 시작된 상승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을 올리는 데 상장지수펀드(ETF)가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22일까지 기관투자가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코덱스(KODEX) 레버리지' ETF로 1조2,67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타이거(TIGER) 레버리지' '코덱스 코스닥150 레버리지' 등 10개의 ETF가 기관 순매수 상위 100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과 개인투자가의 순매수 상위 100종목에는 각각 1개의 ETF만 포함됐다.
기관이 1조원 넘게 사들인 '코덱스 레버리지' ETF는 같은 기간 동안 17.38% 상승했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가 상승할 때 2배가량 오르도록 설계된 ETF로 지수가 상승세에 진입할 때 투자하는 상품이다. 코스닥지수를 추종하는 '타이거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20.61%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기관의 투자 성적표를 호전시켰다.
기관들이 채권·원유·해외 등 다양한 ETF에 분산 투자한 것도 수익률을 상승세로 이끌었다. 최근 달러 약세에 원자재 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면서 '타이거 원유선물(H)'은 14.11%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코덱스 골드선물(H)'도 0.62% 올랐다. 또 중국 증시가 최근 3,000선을 회복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자 '타이거 차이나A레버리지' ETF도 27.27%의 높은 성과를 거뒀다.
기관들이 상승장에 ETF의 활용도를 높인 것은 자산배분 효과와 함께 비용 측면에서도 여타 상품보다 ETF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코스피200 ETF의 경우 운용사들이 경쟁적으로 보수를 낮추며 총보수가 0.05%까지 하락했다. 증권사 자체 인덱스 운용(0.1~0.15%)의 절반에 불과한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베타 ETF 등 안정적인 자산배분과 수익률 제고가 동시에 가능한 ETF가 새롭게 등장하고 있다"며 "연기금의 ETF 투자 규제가 완화되고 상품 라인업이 확충되면서 기관들의 ETF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