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세번의 눈물은 없다”

JLPGA 악사 레이디스 토너먼트서 시즌 첫승
2주 연속 역전패 아쉬움 딛고
세 번째 기회선 ‘철벽 방어’
신지애에 5타 차 압승
이보미와 日 상금왕 경쟁 기대

김하늘 /사진제공=르꼬끄골프


2주 연속 역전패에 울었던 김하늘(28·하이트진로)이 2전3기에 성공했다.

김하늘은 27일 일본 미야자키현 UMK 컨트리클럽(파72·6,482야드)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악사 레이디스 토너먼트(총상금 8,000만엔)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우승했다. 시즌 첫 승이자 지난해 일본 진출 후 두 번째 우승으로, 우승 상금은 1,440만엔(약 1억5,000만원)이다.


김하늘은 앞선 2개 대회인 요코하마 PRGR 레이디스컵과 T포인트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도 우승 기회가 있었다.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하지만 번번이 우승을 놓쳤다. T 포인트 대회에서는 마지막 날 2타를 잃어 공동 5위로 밀렸다. 동갑내기 친구 이보미(28)가 우승한 PRGR 때도 김하늘은 최종일 2타를 잃어 1타 차로 연장에 가지 못했다. 공동 4위에 만족해야 했다. 두 번 다 승부처에서 작은 실수에 발목 잡혔다.

김하늘은 3주 연속으로 가장 많은 갤러리가 몰리는 마지막 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2위 그룹과는 불과 1타 차였다. 이번에도 1위를 지키지 못한다면 징크스로 굳어질 분위기였다. 김하늘은 그러나 보란 듯이 여유롭게 우승을 지켜냈다. 경기가 끝났을 때 준우승자인 동갑내기 신지애(4언더파)와의 타수 차는 무려 5타였다. 사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는 압승이었다.

2라운드까지 6언더파로 신지애 등에 1타 앞섰던 김하늘은 작정한 듯 초반부터 힘을 냈다. 2·3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멀찌감치 달아났고 8번홀까지 보기 없는 경기를 펼치며 선두를 질주했다. 9번홀(파4)에서 첫 보기가 나오면서 신지애 등에 3타 차로 쫓기기도 했지만 바로 다음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달아나는 등 라운드 내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전 두 대회에서 마지막 날 매번 2오버파를 쳤던 김하늘은 이번에는 마지막 날 버디 5개에 보기 2개로 3타를 줄이며 완전히 다른 골프를 보여줬다. 라운드 막판 버디를 집중시키며 쐐기를 박는 모습에서 역전패 트라우마는 발견할 수 없었다. 김하늘은 “역전패 자체는 아팠지만 매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는 데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며 갤러리의 관심이 쏠리는 데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갤러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2승을 포함, 통산 8승을 올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간판스타였다. 2011·2012년 2년 연속 상금왕에도 올랐다. 김하늘은 그러나 일본으로 무대를 옮긴 지난해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다 9월에야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겨울 동안 중국 광저우에서 최경주재단의 주니어 선수들과 함께 강훈련을 소화했고 올해는 시즌 초부터 무서울 만큼 정확한 샷 감각을 과시하고 있다. 친구 이보미와의 상금왕 경쟁도 기대할 만하다. 다음 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ANA 인스퍼레이션에 초청 출전하는 이보미는 미국에서 컨디션 조절 중이다. 올 시즌 JLPGA 투어 4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은 2승을 합작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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