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호남 대통령론에 "내 뿌리는 호남"

대표 취임 이후 세번째 광주 방문
"광주서 초·중…호남인 소망 잘알아"
"패권주의 회귀 없다" 친노 견제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운데)가 27일 오전 광주·전남 총선 후보들과 함께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광주를 찾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발언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첫 방문에서는 5·18 묘역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두 번째 방문에서 호남 물갈이를 예고하더니, 27일 세번째에서는 호남의 염원을 담은 대권 주자의 반열에 스스로를 올렸다.

김종인 대표는 27일 광주를 방문해 ‘호남 대통령론’의 중심에 섰다. 이개호 의원은 이날 광주 망월동에 위치한 5·18 국립묘지에서 “호남 지도자에 대한 갈망이 굉장히 강한데 김종인 대표께서 상당한 역할을 해주실 것을 지역민들도 크게 바란다”며 ‘호남 대통령론’의 불을 피웠다. 이에 김 대표는 “광주에서 초·중을 졸업했고 뿌리가 호남에 있다”며 “호남인의 소망이 뭔지 잘 안다. 더민주와 함께 완벽하게 대변해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대표는 경기도 시흥 출생이지만 광주 서석국민학교와 광주 서중을 나왔다. 그의 조부인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의 고향은 전북 순창이다.


김종인 대표의 이번 광주 방문은 취임 이후 세 번째다. 첫 방문 때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김종인 대표는 지난 1월 31일 윤상원·박기순 열사의 망월동 묘지 앞에서 무릎을 꿇고 국보위 전력을 반성했다. 두 번째 방문은 지난 2월 25일 광주선언을 하기 위해 광주시의회를 찾았을 때다. 그는 당시 호남 대통령론을 펼쳐 호남 민심을 다독이면서도 햇볕정책 수정·보완론과 호남 물갈이론을 내놓았다.

급기야 세 번째 광주행에서 김 대표는 자신이 꺼내 든 호남 대통령론의 주인공이 됐다. 광주 광산 을에 출마한 이용섭 전 더민주 의원은 이날 5·18 묘역에서 “광주·전남 언론사 사장단과 조찬을 했는데 호남 대통령을 한 번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친노 견제구까지 날렸다. 김종인 대표는 “4·13 총선이 끝나면 패권주의 정당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냐는 염려를 많이 듣는다”면서 “그런 상황은 절대로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대표의 이날 발언으로 그의 달라진 위상이 드러났다고 평한다. 김종인 대표가 과거 호남 대통령론을 꺼냈을 때는 그의 뿌리와 발언을 연결시키는 사람이 적었지만, 이제는 결코 그 연관성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김종인 대표가 성장했다는 이야기다. 이날 김 대표는 광주·전남 지역의 총선 판세를 놓고 “호남 민심은 (더민주로) 반전됐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경석기자 kada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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