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두바이(Dubai)는 아랍어로 메뚜기를 뜻한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메뚜기떼로 황폐해진 땅을 묘사한 것이라고 추측할 뿐이다. 곤충 가운데 유일하게 메뚜기만 식용을 허용한 이슬람 풍습에서 나왔다는 설도 있다. 이슬람 경전에는 메뚜기가 ‘알라의 군대’이니 먹어도 좋다며 사막 메뚜기떼 식용을 권장하고 있다. 성서에서도 메뚜기를 비롯해 배짱이·귀뚜라미·딱정벌레를 먹을 수 있는 곤충으로 제시하고 있다. 매미 요리를 좋아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땅속에서 마지막 껍질이 벗겨지기 전의 매미 유충과 알이 찬 암컷이 가장 맛이 좋다”고 권장하기도 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몇해 전 곤충이 미래 식량 1순위라며 곤충을 ‘작은 가축(Little Cattle)’으로 명명했다. 소나 돼지에 비해 단백질이 2~3배 높으면서도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무기질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2분의1에 불과하고 인공사료가 필요 없으니 육류 대체재로는 최적인 셈이다. 유럽에서는 환경보호와 식량난 해소를 위해 곤충섭취장려운동까지 펼치고 있다. 미국 식품회사들이 귀뚜라미 쿠키를 만들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고 ‘귀뚜라미 버거’가 뉴요커의 사랑을 독차지한 것도 오래 전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에야 곤충식당·곤충카페 등 곤충을 먹거리로 활용하는 사업이 선보이고 있다. 쿠키나 크로켓에 이어 파스타·에너지바·음료 등 식용 분야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얼마 전 고소애(갈색거저리 애벌레)를 활용해 특수원료용 식품인 ‘고소애 푸딩’을 내놓았다. 하지만 곤충식당이 안착하자면 대중의 거부감을 해소하는 일이 급선무다. 스타벅스는 곤충에서 추출한 성분을 음료에 썼다가 채식주의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곤욕을 치른 적도 있을 정도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곤충을 ‘뇌로 먹는 식품’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지구 환경과 인류 미래를 생각하는 소비자라면 기꺼이 곤충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상범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