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 등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비롯한 9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이날 제2차 채권단회의를 열고 현대상선의 조건부 자율협약 개시와 금융권 채무 3개월간 상환유예를 동의했다. 현대상선으로서는 3개월의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자율협약 개시는 용선료 협상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곧 있을 현대증권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도 현대상선의 자구계획 이행을 위한 강한 회생 의지로 해석돼 용선료 협상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상선은 다음달 초중순까지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당초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구상하고 있는 현대상선의 정상화 방안은 사채권자집회를 통한 4월 만기 회사채 연장, 용선료 인하 협상, 현대증권 매각 마무리, 채권단 채무 재조정을 통한 선박 펀드 지원 등이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1차 사채권자집회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현대상선 채권단은 금융권에서 할 수 있는 자율협약 개시를 먼저 마무리해 용선료 협상과 사채권자 설득 카드로 활용할 계획이다.
용선료 협상도 진척되는 분위기다. 10곳 남짓 선주 중 일부와는 용선료 인하에 대한 보상으로 출자전환 등을 논의 중이다. 다만 일부 선주들은 지금까지 내지 못한 용선료를 다 지급해야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상선은 이들의 요구에 대한 보상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되면 현대상선의 운영자금 공급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홍콩계 사모펀드 액티스 등 3곳 모두 7,000억원이 넘는 인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리기자 bor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