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중기계획
주요 전력증강사업이 줄어들고 군의 인력 유지 및 정예화 비용도 억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30일 ‘2017~2021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하며 향후 5년간 226조5,000억원의 국방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에 책정했던 국방중기계획보다 약 6조원가량 줄어든 것이다. 국방부는 중기재원 증가율도 7%에서 5%로 하향 조정했다.
군의 이 같은 국방재원 감축은 외환위기(IMF)를 제외하고는 사상 유례없는 것이나 예산당국은 이보다 더한 축소 조정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예산당국은 올해 잠재성장률을 2.5~2.6%로 보고 내년 예산 요구액 증가율 상한선을 3.2%로 잠정 결정한 상황이나 군의 내년 예산 요구액 증가율은 5.6%에 이른다.
군 내부에서도 급격한 구조조정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은 향후 5년간 방위력 개선에 73조4,000억원을 책정, 연평균 7.3%씩 증가하도록 계획을 짰으나 이는 전년에 세웠던 증가율 10.8%보다 3.5%포인트가 줄어든 것이어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국방부는 이에 따라 휴대용 지대공유도무기(신궁) 등 83개 전력사업의 물량을 축소하거나 취소해 4조6,000억원을 절감하고 차륜형 장갑차 등 90개 사업의 전력화시기를 늦출 계획이다. 국방부가 173개 사업을 축소 조정함에 따라 지난해 계획했던 300여개 무기도입사업의 절반을 넘는 사업에 차질이 생겼다.
국방부는 또 인건비 등을 억제하기 위해 전력운영비를 153조1,000억원(3.9% 증가)으로 책정해 군 인력 감축의 핵심인 간부 증원 계획도 지연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병사 급식비 인상안도 이전 계획보다 1,000원 이상 줄어들었다.
군은 예산 증가가 제한된 가운데서도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체(KAMD)는 최우선으로 적기에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킬체인은 지난해 중기계획보다 6,000억원 감소한 5조4,000억원, KAMD는 2,000억원 감소한 2조5,000억원이 책정됐다. 군은 또 북한의 장거리 다련장에 대응하기 위해 사거리 120㎞ 정도의 전술지대지유도무기를 개발하기로 했다.
안영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국방중기계획은 군이 고심한 흔적이 분명하지만 전반적인 예산 감축에 맞추려면 불요불급한 사업들을 더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증가가 예상되는 국방 연구개발(R&D) 투자 역시 양적 투입 방식에서 개발 기능의 민간 이전 등을 통해 효율을 중시하는 방안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권홍우기자 hongw@sed.co.kr